군인사고 다시는 없도록 하라

17일 이른 아침 포천군 영북면 산정리 316번 국도 산정3교에서 육군 모부대 소속 K-1 전차가 다리 난간을 뚫고 4.5m 아래 하천으로 떨어지면서 전복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전차에 타고 있던 전차장 김봉현 소위와 탄약수 박진동 병장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포수 이철희 하사, 조종수 이병민 일병이 부상을 입었다.

이 전차는 이날 새벽 4시 다른 전차 10여대와 함께 주둔지를 출발, 산정호수 부근 훈련장으로 이동중이었으며 어두컴컴한 가운데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시외버스와의 충돌을 우려한 나머지 스스로 난간쪽으로 피하려다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두 대가 겨우 교차할 수 있는 비좁은 사고지점에서 숨진 장교가 사고 직전 버스불빛을 발견하고 대형참사를 막기 위해 급히 전차의 방향을 바꾸도록 지시한 것이다.

이 전차의 추락사고 원인을 차치하고 살신성인의 군인정신을 보여준 점에서 애석함을 금할 수 없다. 사고가 발생한 45m 길이의 다리는 전차 진행방향 도로폭이 3.6m, 버스진행방향 도로폭이 3.4m로 전차 폭이 3.59m인 점과 이른 아침의 어둡고 좁은 시계 등을 감안하면 교행했을 경우 충돌 개연성이 매우 높을뿐 아니라 만일 전차가 그대로 교행했을 경우 버스와 충돌, 수많은 승객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교통참사가 발생했을 것이 분명하다. 작전중인 군인들이 민간인을 태운 버스와의 충돌을 막기 위해 일어난 것이어서 전사자들의 죽음이 재삼 숭고하다.

문제점은 호송임무를 제대로 수행했는지의 여부다. 주요 이동지점 23곳에 군 교통통제소를 운영, 버스통행을 조정했다면 이번 사고는 미연에 방지됐을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고가 난 산정3교의 다리 양쪽 진입부가 모두 급커브 길이어서 평소에도 크고 작은 사고가 자주 발생했던 다리인만큼 교통통제소 운영이 더욱 철저했어야 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군 당국은 훈련중 발생할 우려가 있는 각종 문제점을 점검, 다시는 군인이 죽거나 다치는 불상사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민간인들을 살리기 위해 자신들의 죽음도 불사한 故 김봉현 소위와 박진동 병장의 명복을 빌며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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