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안전대책이 절실하다

대구 대참사를 말하면서 지하철 시스템의 재편과 함께 사회 전반에 걸친 총체적 대응이 있어야 함을 이미 밝힌바가 있다. 이어 거듭 언급하는 것은 더 이상 이래서는 안된다고 보는 결연한 의지 변화의 전기가 바로 지금임을 거듭 강조하기 위해서다. 일상의 사회생활 전반에 걸쳐 돌아보아 화재 붕괴 등 재해 위험으로부터 부단히 위협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가히 하루 하루를 운에 맡기고 산다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지하철 외에도 허점 투성인 것은 말과는 달리 정부 차원의 안전의식이 결여된 탓이다. 와우아파트,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등 붕괴 참사를 경험하고도 졸속 공사가 강행되고 있는 지경이다. 예컨대 신학기에 맞추기 위해 공기 단축을 강요받고 있는 교실 신·증축공사가 이러하다. 학교 공사만이 아니다. 공사 시방서가 무시된 공기 단축은 부실의 원인이 되는데도 공공사업부터가 공기 단축을 무슨 자랑인 것처럼 내세우는 풍조는 크게 잘못됐다.

백화점, 극장 등 다중집합시설은 거의가 밀폐된 컨테이너 박스처럼 재해로부터의 탈출이 막혔을뿐만 아니라 접객업소 또한 재해에 무방비 상태다. 지하층 업소는 말할 것 없고 지상층 업소 역시 창문을 포함한 벽을 가연성 내장재로 도배하다시피 하여 유사시엔 출입문 하나로 참사를 부를 지경이다. 인천 호프집 참사가 이러 하였지만 이같은 재해 가능성은 또 얼마든지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공공 및 개인의 다중 이용시설이 이처럼 허점투성이로 심각한데도 평소엔 간과하다가 재해가 터지고 나면 잠시 문제삼다 다시 간과하는 악순환은 참으로 개탄할 일이다.

정부차원의 총체적 안전대책이 절실하다. 물론 단시일내 한꺼번에는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사실상 건축법과 소방법에 위배되는 접객업소를 행정처분하기로 하면 거의가 문을 닫아야 할 실정이어서 생업을 위협하게 된다. 또 단계적 개선으로 시일이 요하는 것도 많다. 따라서 이의 경과적 조치가 고려되는 대책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안전의식의 확산이다. 선진 외국의 전문가들이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이 대규모 참사로 이어진 것을 그들의 안전의식으로는 이해하지 못하는 게 우리의 안전의식이 얼마나 허술했던가를 말해준다.

학교 교육에서 시작되는 안전교육의 생활화도 중요하다. 학교의 안전교육은 장차 사회의 안전의식 생활화로 연결된다. 새 정부에서는 안전의식의 확산정책이 강력히 이행되기를 기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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