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 꽃다발을 한아름 선사합니다 / 물려받은 책으로 공부 잘하며/우리는 언니 뒤를 따르렵니다 //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 갑니다 / 부지런히 더 배우고 얼른 자라서 / 새나라의 새 일꾼이 되겠습니다 //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며 /우리나라 짊어지고 나갈 우리들 / 냇물에 바다에서 서로 만나듯 / 우리들도 이다음에 다시 만나세”
윤석중(尹石重) 작사, 정순철(鄭順哲) 작곡의 ‘졸업식 노래’다. 1946년 문교당국에 의하여 제정된 국민(초등)학교 졸업가다. 광복 후 첫 졸업식부터 사용돼 오늘날까지 통용되고 있다. 4분의 4박자 다장조로 엄숙하고 다정한 감정이 나타난다.
1절은 재학생이, 2절은 졸업생이, 3절은 다함께 부르도록 작사돼 있다. 1920년부터 수많은 동요창작을 해오던 작곡가 정순철의 마지막 작품이기도 한 이 노래는 초등학교의 의식가(儀式歌)로서 오랜 세월동안 불러 내려오는 가슴 뭉클하고 의미있는 노래이다. 또한 오래 오래 기억되는 다정한 노래로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요즘은 초등학교 졸업식 분위기가 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졸업식 노래까지 바뀌고 있다. 졸업식장이 헤어지는 ‘눈물바다’가 아니라 ‘축제마당’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졸업생들이 대학생들처럼 가운과 학사모를 착용하고 졸업식에 참가하는 초등학교도 있다.
졸업식 노래도 다양해졌다. 윤석중 작곡의 ‘졸업식 노래’를 합창하고 있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동요 ‘앞으로’의 멜로디에 학생들이 직접 가사를 바꾼 개사곡 ‘세계로 미래로’를 부른다. “앞으로 앞으로…”로 시작되는 원래의 가사를 “꿈으로 세계로 미래로 나가자 … 많고 많은 산이 있어도 우리 꿈 다 이룰 수 있겠지”등으로 바꿔 부르며 흥을 돋운다. “축하해요 오늘은 그대의 날…”이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그대의 날(백창우 작사 작곡)’을 졸업식 노래로 부르는 학교도 있다. 졸업생들이 직접 쓰고 그린 작품을 졸업식장에 진열·전시해 놓고 졸업생 전원에게 상을 주기도 한다.
과거의 졸업이 이별이라면 현재의 졸업은 새로운 출발에 더 큰 의미를 둔다. 밝고 즐거워서 좋다. 그래도 졸업식 노래만큼은 정순철 작곡의 노래를 먼저 부르고 다시 또 다른 노래를 ‘축가’로 불렀으면 좋겠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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