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경씨. 이름보다 얼굴이 더 많이 알려진 여배우다. MBC-TV 탤런트 1기생이다. 동덕여대 국문학과 2학년 재학시절에 탤런트가 된 게 1970년이다.
MTV ‘제1공화국’에서 비중 높은 박마리아역을 하기도 했지만 조연이 더 많았다.
그러나 그녀의 조연은 특별하다. 극중 분위기를 살리는 감칠나는 맛이 일품이다. TV드라마엔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수없이 많이 출연하고도 주연은 못해봤지만 시청자들에겐 이래서 낯익은 얼굴이다.
주연은 연극 영화 쪽에서 많이 했다. 극단 민중극장에선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타이틀 롤 블랑슈 역을, 영화 ‘밤의 열기속으로’(장길수 감독)에서는 중년 여인의 주인공 역할을 했다. 연극은 40여편, 영화는 60여편을 출연한 천의 모습을 지닌 연기자다.
좋은 배역을 욕심내기 보다는 언제나 주어진 배역에 최선을 다하는 그런 심성을 가진 여배우다.
심심한 걸 못견디는 성미여서 일이 없으면 일 거리를 만들어 집안을 이리저리 바꾸어 꾸며보기도 한다. 취미삼아 가끔 화필을 잡는 서양화 솜씨가 아마추어로는 수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아주 오래 전이다. 전에 있던 신문사에서 방송국 출입했을 때의 일이다. 회사가 기획한 스타작품전에 그녀는 숲속에서 노니는 한쌍의 노루를 그린 그림을 비롯, 두점을 흔쾌히 기증했다. 비가 오는데도 작품을 승용차에 소중하게 실어 갖다주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근래엔 텔레비전 출연이 뜸한가 싶더니 사업을 벌였다는 소식이 들렸다. 파주에선가 체인점을 둔 ‘김애경 칼국수’를 경영한다는 것이다.
예전에 칼국수 조리가 특기라는 말을 들은 게 생각은 나지만 막상 ‘칼국수 사장’이 될 줄은 몰랐다
이도 세월이 그만큼 많이 흘러서인가 보다. 어느 것이 주업이고 부업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직도 연기자로 아는 그녀의 사업가 변신이 주목된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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