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적자가 국제유가 상승과 세계 경기 부진 등으로 1997년말 외환위기 이후 5년여만에 처음으로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적자 자체도 문제이지만 더욱 큰 문제는 적자의 내용과 규모의 증가 추세이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메모리 제품 가격의 하락, 컴퓨터와 선박 등의 수출이 계속 감소 추세이고 적자 규모도 지난 1월에 비하여 3배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수입은 전년 대비 32%나 증가하고 있어 심각한 적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물가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2월말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년6개월만에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농축수산물 가격이 안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전년 대비 3.9%가 상승하여, 지난 18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에 지난 1일부터 휘발유 등 기름 값이 리터당 20~30원씩 상승하였다. 또한 경기도는 오는 10일부터 시내 버스요금을 100원씩 올린다고 하니 서민들의 가계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현재 서민들이 느끼고 있는 체감경기는 최하위 수준이다. 대부분의 경우, 정권이 교체될 때에는 새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경제 흐름이 좋아지는 것이 상례인데 오히려 악화되고 있으니 염려가 된다. 무역 규모가 세계 12위인 한국은 단순히 국내환경의 변화만을 가지고 경기문제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특히 최근 이라크와 북한문제가 중요한 요인으로 등장하여 예측을 불허하는 상황이지만 현재의 경기침체를 외부의 요인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기업들의 금년도 투자 계획은 어느 때보다 축소된 것 같다. 새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방향이 확실하지 않아 기업인들이 불안해하고 있으며, 서민들은 씀씀이를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우선 새정부는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경제진용이 짜여졌으니, 안정기조하에 운영될 수 있는 경제정책을 조속히 수립하여 기업인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세계 경제 분석을 통해 수출 증대를 위한 대책, 투자설비를 확대할 수 있는 정책 등이 수립되어야 한다. 서민들을 위한 경제문제에 대한 해결이 가장 중요한 과제임을 새정부 경제팀이 재삼 인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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