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입대와 관련한 여성의 애틋한 정으로 어머니의 사랑을 더 덮을 것은 없다. 물론 아버지도 군대에 간 아들에 대해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지만 어머니의 정은 더 하다. 이리하여 아들이 군대에 갈 적에 입고 갔던 사복을 군부대에서 돌려보낸 우편물을 부여안고 눈물을 흘려본 적이 없는 어머니는 ‘한국의 어머니’가 아니라고 말한 적이 있다.
‘사군사모’라는 모임이 있다. 비록 준 말이 유행되는 시대이긴 하나 ‘사군사모’가 선뜻 이해가 안되겠지만 무척 아름다운 모임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군대에 보낸 사람들의 모임’이 곧 ‘사군사모’다.
그렇다. 군 입대로 인한 사랑하는 청춘 남녀의 이별은 기약이 있는 것이긴 하나 가슴 아픈 것은 사실이다. 애인이 입대해 있는 동안 고무신을 거꾸로 신기를 거부하고 애틋하게 기다리는 동병상련의 모임, 그리하여 서로가 위로하는 ‘사군사모’의 모임은 굉장히 건강하다는 생각을 갖게한다. 회원들을 일컬어 고무신의 준말로 ‘곰신’이라고 한다는 이들은 그렇게 스스로를 달래가며 애인이 제대하기만을 기다린다는 것이다.
이 모임은 ‘곰신’들의 정기적 만남은 없어도 인터넷 이용이 증가하여 꽤나 활발하게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만기 제대가 2년2개월이든가, 이 기간동안 외길 사랑을 걷는 ‘곰신’들이 때로는 서로의 애인이 같은 부대에 복무하면 집단 면회도 가는 모양이다.
배신이 밥 먹듯하는 세상에서, 만남과 헤어짐이 무상한 남녀간에 이토록 군대에 간 애인을 기다리는 ‘곰신’들의 순정이 풋풋하도록 싱그럽다. 군대에 가 있는 ‘곰신’의 상대라면 ‘곰돌’이라 할 것이다. ‘곰신’이 ‘곰돌’들이여, 부디 그 마음 그대로 행복이 있으라. 축복을 빈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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