京畿實學 연구활동을 기대한다

경기문화재단이 지난 14일 경기실학현양위원회를 개최, 조순 전 부총리를 위원장으로 호선하고 ‘실학박물관‘ 건립 등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간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실학은 17세기 후반부터 경기도를 중심으로 융성했던 우리나라 근대화의 뿌리이자 주춧돌이 되어 온 사상이다.

‘실사구시(實事求是)’와 ‘경세치용(經世致用)’, ‘이용후생(利用厚生)’을 중시했던 ‘실학’이 한국 정신문화의 큰 전환점을 마련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일제 치하 시절에 우리나라 실학연구자로 손꼽혔던 위당(爲堂) 정인보(鄭寅普)는 조선실학의 대표 3인으로 반계(磻溪) 유형원(柳馨遠·1622 ~ 1673), 성호(星湖) 이익(李瀷·1681 ~ 1763),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1762 ~ 1836)을 거론했었다.

반계·성호·다산이 지니는 역사적 위치와 학문의 깊이로 보아 당연한 주장이다. 그런데 이들 3인은 모두 경기도와 인연이 있다.

반계는 서울에서 태어나 생애의 대부분을 호남의 부안(扶安)에서 살았으나 묘소는 용인에 있고, 성호는 안산에서 일생을 보냈다. 다산은 지금의 남양주인 광주 출신으로 벼슬살이와 유배기간을 제외하고는 평생 고향을 근거로 해 활동했다.

지역적인 연고를 말하지 않더라도 반계에서 성호로 이어지고 성호에서 다시 다산으로 승계된 한국의 실학은 바로 ‘경기실학’이라고 할 수 있다.

반계·성호·다산 외에도 수원부 외촌(지금의 화성시 매송면 어천리) 출신의 우하영(禹夏永·1741 ~ 1812)을 비롯 박지원 박제가 이중환 홍대용 등 수많은 실학자들이 있어 경기실학을 경기도에서 현양하는 일은 지극히 당연할 뿐 아니라 책임과 의무도 있다.

특히 효율성과 생산성, 현실성이 요구되는 21세기 첨단산업시대에서도 실학의 가치가 새롭게 인식되고 있어 앞으로 실학을 젊은 세대에 맞게 재정립한다는 계획은 매우 뜻이 깊다.

경기실학현양위원회 활동을 통하여 실학의 계승발전은 물론 실천덕목으로 널리 전파되고 ‘실학박물관’ 건립 등이 순조롭게 추진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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