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동네'

‘꽃동네’ 소식이 우울하다. 85만여명의 후원회 회원 가운데 2천여명이 탈퇴하고 2천여명의 자원봉사자들 중 300여명이 그만 두었다는 것이다. 충북 음성군 맹동면 인곡리에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사회복지 시설인 ‘꽃동네’가 후원금 횡령 의혹의 검찰 수사에 휘말려 이처럼 곤혹을 치르고 있다.

꼼짝달싹 못하는 장애인 등의 대소변을 받아내고 목욕시켜 주고 방안 청소며 빨래를 해주는 것이 자원봉사자들이다. 전국에서 각자가 형편 닿는 대로 매월 후원금을 보내주는 것이 후원회 회원들이다.

오웅진 신부가 회장 자리를 그만 두고도 의혹설로 인한 타격은 좀처럼 수그러 들지 않는 것 같아 심히 안타깝다. ‘꽃동네’가 아니더라도 좋다. 이런 불우한 이웃들에게 단 한번의 자원봉사를 해봤는가, 후원금을 한 푼이라도 보낸 적이 있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오래된 이야기다. 고아원에 구호품 옷가지만 잔뜩 들어와 원장이 옷보다 더 필요한 쌀을 사기위해 옷가지 몇 점을 팔았더니, 고아원장이 구호물자를 팔아 먹었다는 누명을 뒤집어 쓴적이 있다. 꽃동네 의혹설의 진실이 어떤 것인지는 아직 검찰수사가 안끝나 잘 모르지만 우리는 ‘꽃동네’를 아끼고 싶다.

평소 아무 도움도 주지 않았던 사람일 수록이 의혹의 눈길에 뒷 말만 더 많다. 그래도 후원회나 자원봉사를 그만 둔 사람보다는 묵묵히 계속해서 돕고있는 이들이 훨씬 더 많은 것은 아주 다행이다. 뒷 말이 어떻든 이에 개의치 않고 인간애를 꽃피우는 후원자와 자원봉사자들이 존경스럽기까지 한다.

‘꽃동네’가 하루 빨리 구설수에서 벗어나 전처럼 활기를 되찾았으면 좋겠다. 불우한 이들의 천국인 ‘꽃동네’는 여전히 아끼고 보호되어야 한다. ‘꽃동네’가 아닌 다른 대부분의 사회복지 시설도 역시 마찬가지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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