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 아시아 이라크 공화국의 수도 바그다드가 불타고 있다. BC 300년대 것으로 보이는 시가지의 흔적이 남아있긴 하였으나 줄곧 한적했던 곳이다. AD 762년 사라센제국의 신수도로 건설되면서 각광받기 시작했다. 티그리스·유프라테스 두 하천을 잇는 운하의 도시를 조성하고 삼중의 성벽을 쌓은 둘레 6.4km의 왕성이 축성됐다. 9세기 초엔 당(唐)나라 장안(長安), 동로마의 콘스탄티노플에 버금가는 도시로 동서교류의 중심지 역할을 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아시아, 북유럽 등지 물자의 집산지가 되어 생활문화가 극도로 발달하였다. 이러다가 1258년 몽고군의 침입으로 시가지 태반이 폐허화하면서 아바스 왕조가 멸망했다. 1401년 티무르군의 공격으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던 도시가 그나마 파괴됐다. 이어 16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오스만투루크의 영토로 있다가 1917년 영국군의 점령지가 됐다. 이라크의 수도가 된 것은 1921년 왕국으로 독립하면서였다. 1958년 카셈의 군부 쿠데타로 왕정이 붕괴되고 공화정이 되었으나 정정(政情)의 불안은 가시지 않았다.
후세인이 권력의 정면에 드러낸 것은 1968년 바트당의 쿠데타가 성공하여 부통령이 되면서 부터다. 바르크 대통령이 1979년 사임하자 후세인은 그 뒤를 이어 오늘에 이르렀다. 1980년 후세인이 집권초 호메이니가 이끈 이란을 공격할 당시에는 미국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1990년 8월엔 쿠웨이트를 침공했다가 이듬해 1월 다국적군의 반격으로 철수했다.
오늘날 부시 부자(父子)의 미국 대통령에 의해 ‘불의 세례’를 받고 있는 후세인은 이번엔 아들 부시에 의해 더욱 철저히 당하고 있다. ‘충격의 공포’ 작전은 바그다드를 온통 불바다로 뒤덮었다. 바그다드는 부시의 침공으로 인해 다시 폐허화하고 있다./임양은 주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