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만안구 명학초등학교 4~6학년 반장 및 부반장 어린이 70여명은 최근 임시회가 열리고 있는 시의회를 방문, 시의원들이 시정질의를 지켜봤다.
본회의장에 들어선 학생들은 발 뒤꿈치를 들고 긴장된 모습으로 방청석에 자리를 잡고 의원들의 활동을 주시했다.
코흘리개들의 눈에 시의원들은 어떻게 비춰 졌을까.
박성진군(6년)은 “의원들이 일방적으로 다그치듯 시장에게 질문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이렇게 도와주고 저렇게 협조해달라고 말하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장 의원석에는 비워진 자리도 있었으며 회전의자에 등을 기댄 채 졸고 있는 시의원들도 눈에 띄었다.
아들이나 딸 또는 조카 또래인 초등학생들의 방문을 계기로 안양시의회가 권위와 형식은 벗어 버리고 깊이 있고 노력하는 의회상을 정립해주길 바랬던 게 처음부터 무리였을까.
어린이들을 인솔했던 한 교사는 “주민들에 의해 지역 일꾼으로 선택된 시의원들인만큼 미래의 주역인 초등학생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거듭 태어나길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훗날 어린이들이 본회의장에서 눈으로 보고 귀에 담은 말과 행동을 그대로 재현한다면 결국 그 책임은 시의원들이 져야 할 것이다.
시의회를 나서는 어린이들을 바라 보며 뭐라고 딱 부러지게 표현할 수 없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구 재 원 (제2사회부·안양) kjwoo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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