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결핵 환자가 3만2천10명이라는 보건복지부와 대한결핵협회의 집계가 나왔다. 현대의학이 발달했는데 못 먹고 못 살던 시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결핵환자가 여전히 많다는 것은 심히 우려되는 국민건강 상태다.
결핵으로 숨지는 사망률이 2001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6.7명이나 되는 사실도 여간 심각한 것이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에서 가장 높아 국가적으로도 수치스러운 노릇이다.
지난해 보건소나 민간 병의원에서 결핵진단을 받은 환자가 3만2천여명이라니 이는 인구 10만명당 67.2명꼴로 일본(27.9명)의 2.4배, 미국(5.6명)의 12배나 된다. 보건소, 병의원에서 진단 받지 않은 사람까지 합치면 실제 결핵환자는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결핵은 경제발전과 더불어 발병률이 점점 줄어 들어 1990년부터 급격한 감소율을 보이며 한때 거의 박멸단계에 이른 것 처럼 발표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불규칙한 생활이 일반화된 직장인과 무리한 다이어트로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진 여성 등 20 ~ 30대 젊은 층에서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국내 결핵환자 감염률과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결핵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부족과 허술한 환자 관리 및 예방 체계 때문이다. 1960년대 이후 국가가 결핵환자를 관리해 오고 있지만, 과거의 예방 및 퇴치 프로그램을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결핵감염이 잘되는 노년층, 당뇨병 환자, 에이즈 환자 등의 증가와 기존 결핵약에 내성이 생긴 소위 ‘슈퍼 결핵균’ 까지 출현, 특별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앞으로 결핵환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결핵은 결핵균에 의한 만성 감염증이다. 환자와 같이 생활하는 가족들은 모두 전염될 우려가 있는 심각한 병이다. 보다 큰 문제는 결핵균에 감염됐다고 하더라도 상당히 깊어질 때 까지 특별한 이상증상을 나타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결핵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결핵예방주사(BCG)를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물론 정부차원의 대책도 있어야하지만 ‘내 건강은 내가 지킨다’는 일상생활이 결핵예방 및 치료에 특히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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