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대규모 집단 식중독이 잇따라 발생, 학교 급식을 둘러싼 ‘직영급식’과 ‘위탁급식’ 논란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서울시내 9개 중·고교에서 26, 27일 이틀간 1천160여명의 학생들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인 데 이어 27일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고교 학생 80여명도 복통과 구토를 일으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전국 초·중·고교와 특수학교 1만363개교 가운데 96.4%인 9천989개교가 학교급식을 실시하고 있어 사실상 거의 모든 학교에서 급식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하루에만 655만명의 학생이 학교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학교급식은 매우 중차대한 제도다. 그런데도 식중독 등이 자주 발생한다면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당장 시정돼야 할 긴급 현안이다.
현행 위탁급식의 가장 큰 문제는 위탁업체가 이윤을 남기기 위해 비교적 질이 떨어지는 음식재료를 쓰는 등 위생관리를 소홀히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끼에 보통 1천900~2천200원 정도인 식대를 받고 초기시설투자비와 재료비·인건비 등 비용을 충당하고 이익을 내려면 값싼 식자재를 사용하고 싶은 유혹에 빠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영세업체라 수시로 조리사 등 직원들이 바뀌어 체계적인 위생관리가 어려운 것도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로 인해 참교육학부모회 등 40여개 시민단체들이 ‘학교급식 네트워크’를 결성, 줄곧 ‘직영급식’을 주장하고 있지만 상당수 학교들이 학교 여건, 비용, 편리성 등을 이유로 위탁을 선호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식중독 등 사고가 날 경우 학교장이 책임을 져야 하고 영양사 등 식당 직원들에 대한 인건비도 학교운영비에서 일부 내야 하는 등의 부담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탁급식은 학부모들이 낸 급식비로만 운영되고 있다.
이번에 식중독 증세를 보인 학생들은 거의 외부 급식업체가 제공한 음식을 학교에서 먹은뒤 탈이 난 것으로 알려져 특별 대책이 강구되지 않는다면 발병 위험이 상존하고 있어 학부모들이 크게 불안해 하고 있다. 학교당국은 ‘직영급식’이 정 어려우면 학교장과 업체가 공동책임지는 안전한 ‘위탁급식’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급식업체 또한 학생들을 내 자녀처럼 생각하고 위생관리에 완벽을 기하기 바란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