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작전

동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동물영화의 효시는 1921년작 ‘사이런트 콜’이 꼽힌다. 셰퍼드 개가 주인공이었다.

이 이후 동물영화의 소재가 되는 개는 자신의 주인인 인간을 위험으로부터 구조하고 악한 퇴치에 기여하는 등 모험과 휴머니스틱한 활약을 해보이곤 하였다.

동물영화의 주인공이 개에 국한하지 않고 말, 고양이, 돌고래 등으로 확대된 것은 1950년대다.

침팬지가 타잔 시리즈에서 ‘치타’로 등장한 것 역시 이 무렵이다. 동물영화는 계속 발달하여 1995년의 미국·호주 합작인 ‘꼬마돼지 베이브’에서 돼지 등 가축들의 자연스런(카메라 트릭이지만) 연기에 힘입어 1998년엔 ‘베이브 2’가 나오기도 했다.

동물배우에 주는 상이 있다. 할리우드에서 비공식으로 시상하는 패치(paresy)상은 그 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한 최우수 동물배우를 선정, 영화제작의 공헌도를 위로해주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서 화학무기 탐지를 위한 동물로 닭이 나선다더니, 돌고래가 이라크 해안의 기뢰 수색작전에 투입된다고 한다. 미 해군 소속의 이 돌고래들은 연간 2천만달러의 훈련비용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동물보호단체 등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미국의 ‘고래 및 돌고래보호협회’는 “잔인하고 부도덕한 만행”이라 말하고, 프랑스 해양동물학자 방카네 교수는 “돌고래에 위험할 뿐 실효가 없다”면서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간과 가까운 동물에 인간이 저지른 전쟁 위험을 대신 떠맡기는 잔인성을 이라크 전쟁의 돌고래 작전에서 보는 것 같다.

돌고래 기뢰 수색작전이 영화의 장면이 아니고 실화란 사실이 좀 씁쓸하다. 돌고래보다 비할 수 없이 소중한 인명이 이라크 전쟁으로 죽어가고는 있지만 말이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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