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행궁 수문장 교대식

영국의 런던시 웨스트 민스터구 제임스 공원엔 날마다 남녀 경찰관이 산책하듯이 진종일 순찰한다. 공원 서쪽 끝에는 버킹검 궁전이 있다. 1703년 버킹검공(公)이 공관으로 건축한 것을 1762년 조지 3세가 사들임으로써 왕실 소유가 됐다. 이 무렵만 해도 인근은 뽕나무 밭 투성이었다. 대대적인 개수작업이 있었던 것은 1852년 빅토리아 여왕 때다. 대내적으로는 자유주의적 개혁으로 산업을 발달시키고 대외적으로는 제국주의적 시장 개척으로 영국의 최전성 시기를 이룩했던 여왕이다.

버킹검 궁전이 영국 국왕의 상주처가 된 게 바로 이 빅토리아 여왕부터다. 궁중에 왕이 있을 때는 왕기가 게양된다. 이밖의 근위병 교대 의식은 또 하나의 전통적 명물이다. 매일 오전 11시 30분부터 12시 사이 거행되는 근위병 교대 의식은 빅토리아 여왕 이래의 궁중 전례를 그대로 지키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 각지의 관광객이 이를 보기 위해 시각을 맞추어 모여들곤 한다.

수원의 명소 화성행궁의 수문장 교대식이 있게 된다. 수원시 남창동 화성행궁 신풍루 광장이 현장이다. 4월6일부터 10월말까지 일요일과 공휴일마다 오후 1시30분에 시작하여 1시간30분동안 정조대왕이 참관하는 가운데 재연하게 된다. 행궁의 정문인 신풍루를 지키는 수문장·병사·기수·취타대 등 50여명이 참여하는 교대식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옛모습을 되살린다.

화성행궁은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침인 융릉을 배알할 때마다 들러 민생을 보살피곤 했던 이를테면 지방 별궁이다. 화성행궁의 수문장 교대식이 전통적 행사가 되어 수원의 관광 명물로 자리매김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는다. 버킹검 궁전의 근위병 교대 의식이나 화성행궁의 수문장 교대 의식이나 다 왕을 호위하는 점에서 행사의 성격은 같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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