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반전운동으로 미국과 등진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이번엔 전쟁을 선포했다. ‘담배와의 전쟁’이다.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을 예외없이 규제하고 올 1월에 15% 올린 담뱃값을 또 15% 올릴 것을 추진하면서 담뱃값 인상은 더 계속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공개했다. 시라크의 담배전쟁은 보건성의 보고가 크게 작용했다. 프랑스에서 해마다 암으로 사망하는 15만명 가운데 3만명이 흡연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하였다.
직접흡연뿐만 아니라 흡연으로 인한 간접흡연까지 규제화하면서, 담뱃값을 턱없이 올리는데도 사피우는데서 나오는 재원은 암 투쟁 등 공중보건 사업의 기금으로 쓴다는 것이 담배전쟁의 배경이다. 아울러 암 치료와 예방 등 연구에 획기적인 지원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도 담배전쟁을 벌이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공간보다는 피울 수 없는 공간이 훨씬 많은 가운데 더 확대될 전망이다. 직장이나 사교장이나 접객업소 등 어디를 가든 끽연권보다는 혐연권이 우선이다. 심지어는 가정에서도 방에선 가족들 눈치때문에 담배를 못피우고 밖에 나가 담배를 피우는 가장들이 적잖다.
담배가 이토록 괄시받는 건 가정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다행스런 일이긴 하다. 문제는 시책의 빈곤이다. 예컨대 걸핏하면 올리는 담뱃값만 해도 뭣 땜에 오르는 건지 알지 못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프랑스의 담배전쟁엔 보람이 예견되는데 비해 우리의 담배전쟁은 그같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의 담배전쟁도 희망이 제시되어, 단연에 참여하는 층의 사회적 보람이 있게 되기를 바라고 싶다./임양은 주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