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 노선변화 의미있다

한국대학생총연합회가 최근 개최된 대의원 선거를 통하여 변화를 시도하고 있어 대학가는 물론 일반시민들로부터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3일 개최된 한총련 의장 선거에서 한총련의 강령과 규칙 등을 민주적으로 개정해 합법화하겠다고 밝힌 후보자를 의장으로 선출함으로써 새로운 변화가 시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새 의장에 당선된 연세대 총학생회장인 정재욱씨는 “학생운동이 학생들에게 외면 받고 있다”면서 “학생들의 관심사가 되는 생활중심으로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한총련의 활동을 통해 대학을 지성의 상아탑으로 만들어가겠다”고 공약했다. 한총련이 의장 혼자의 생각으로 변화하는 집단은 아니기 때문에 변화의 내용과 과정은 앞으로 계속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치열한 접전을 통하여 한총련의 합법화를 주장한 후보자가 당선되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한총련은 현재 이적단체로 규정되었으며, 한총련 관련 학생들 상당수가 수배자로 되어 있다. 지난 1998년 대법원은 한총련이 통일문제 등에서 북한과 노선을 같이하고 또한 미국을 주적으로 간주하는 사례 등을 들어 이적단체로 확정판결하였기 때문에 불법화된 단체이다. 검찰총장도 청문회에서 한총련의 이적성 판단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한총련 수배자에 대한 언급 이후 한총련의 합법화 문제가 정치권은 물론 검찰에서도 중요한 쟁점으로 등장하고 있어 한총련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요망된다. 시민단체나 민교협 같은 교수단체들도 한총련의 이적단체 규정에 새로운 시대적 변화와 상황에 따라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한총련 스스로 과거의 이념 지향적인 단체에서 학생들의 복지와 여학생, 장애인 등 인권 보호와 같은 생활중심·인권중심 운동으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은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는 학생운동이라는 차원에서 새로운 학생운동의 변화로 인식될 수 있다. 한총련은 한국 학생운동의 정점 조직으로서 시대적 변화를 직시하여 새로운 학생운동의 모델을 설정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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