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일산신도시에서 오늘부터 ‘2003 고양세계 꽃박람회(WFEK 2003)’가 개최된다. 다음달 8일까지 보름동안 일산구 장항동 호수공원 30만평 부지에서 1997년과 2000년에 이어 세번째로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꽃과 인간의 환희’를 테마로, 화훼 업체들에 수출·입 정보 교환의 장(場)을 제공하고, 관광객들에게는 국내 최대 규모의 꽃전시 관람 기회를 선사하는 행사여서 자못 기대가 크다.
10만평 넓이의 호수와 산책로 주변의 푸른 잔디, 수변을 가득히 장식한 형형색색의 꽃은 신록과 어우러져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특히 26일부터 일반 관람객들에 전면 개방되는 박람회장과 실내·외 전시관 주변에는 장미·튤립 등 1만여종 1억여 송이의 각종 꽃이 사람들의 시선을 황홀하게 할 것이다.
이번 박람회에는 동남아 밀림지대에 자생하면서 개화했을 때 꽃의 크기가 지름 1m에 무게 10 ~ 15kg에 이르는 ‘라플레이사’, 열대 아프리카에 분포하며 수령이 5천년이 넘는 ‘바오밥 나무’, 호주 등지에 서식하는 ‘극락조화’ 등 많은 희귀 식물들이 전시된다. 박람회 기간동안 호수공원에서 펼쳐지는 오페라의 유령콘서트, 댄스 페스티벌, 카네이션 노래자랑, 세계민속공연 페스티벌 등 30여 가지의 각종 이벤트도 인기를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쉬운 것은 전시되는 1만여종의 꽃 가운데 우리나라 자생화는 5%에 불과해 명칭이 ‘세계 꽃박람회’이긴 하지만 외국종 꽃잔치라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는 점이다.
주최측인 고양시와 꽃박람회 조직위원회가 예상하는 이번 박람회 관람객은 80만명으로 이중 외국인은 5만명정도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사스’확산을 우려해 중국과 동남아에서 오는 방문객에 대해서는 되도록 관람을 자제토록 할 계획이어서 실제로 외국인 관람객은 5만명을 훨씬 밑돌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이 설치하는 전시장 부스를 우리측 대리인이 운영할 예정이어서 전시관 운영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성인 1만원, 학생 6천원, 어린이 4천원인 입장요금도 비싸다는 여론이 개최 전부터 일고 있는 것도 문제점이다. 그렇다고 초장부터 우왕좌왕해서는 안된다. 지적된 여러가지 문제점을 신속히 보완하는 가운데 친절하고 질서있는 박람회장 운영에 힘써 ‘2003 고양세계 꽃박람회’가 국제적으로 공인 받는 행사가 되도록 만전을 기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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