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기업 S.K

일제시 일본인 것이든 수원 선경직물주식회사를 이 회사에 몸담고 있던 최종건씨가 1953년 정부로부터 불하받았다. 선경직물은 첫 폴리에스테르 공장을 세우고 국내 최초로 합성직물 수출의 금자탑을 쌓는 등 우리나라 섬유산업을 주도하였다. 또 오늘의 S·K그룹이 있게 한 모기업이다. 섬유산업을 발판으로 건설·화학·정유·플랜트 산업 등 여러 분야에 괄목할 성장을 보이면서 국민경제에 중추적 기여를 했다. 1973년 11월 정부로부터 9번째의 종합무역상사로 지정받은 이후 국내 3위의 그룹으로까지 떠오른 S·K가 지금 크게 흔들리고 있다.

분식회계로 그룹 총수가 사법처리되고 주식을 15%까지 집중 매입한 영국계 투자 펀드업체로부터 경영권을 위협받고 있다.

분식회계나 경영권 위기엔 과다 규제탓도 있지만 경영의 잘못인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런 것 저런 것을 떠나 향토기업인 S·K가 오늘날 이렇게 된 것은 정말 가슴 아프다. 고인이 된 창업주 최종건 회장은 재벌 총수가 되고도 선경직물 자리인 시내 평동에 곧잘 들려 옛 친구들과 막걸리를 나누곤 하였다. S·K는 국내 굴지의 선경도서관을 지어 수원시에 기증하는 등 고향의 발전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수원상공회의소가 수원을 뿌리로 성장한 S·K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하는 지역 캠페인을 벌여 눈길을 끈다. ‘수원사랑! S·K사랑!’ ‘수원의 힘으로 S·K의 조속한 정상화를!’ ‘수원의 향토기업 S·K, 수원의 힘으로 지킵시다’라고 쓰인 곳곳의 현수막 외침은 조금도 틀린 말이 아니다.

수원 시민의 마음속이나마 동참을 호소하면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는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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