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지사의 ‘경기발전위원회’ 인식?

‘경기발전위원회’의 출범은 기대할만 하다. 남덕우 전 국무총리, 조순 전 경제부총리, 민관식 전 국회부의장과 오명 아주대 총장 등 위촉된 49명의 위원들 면모 또한 쟁쟁하다. 정·관계 및 학계, 이밖의 여러 전문분야에서 모두 뛰어난 활약을 하고 또 사회의 신망과 존경을 받는 면면이다. 도정 전반에 걸친 자문기능을 구하는덴 경험과 식견이 풍부한 이같은 지도자급 인사들로 위촉하는 게 마땅하다고 보아 가히 믿음직 하다.

특히 경기도정은 여느 광역단체 업무와는 그 성격이 판이하다. 우선 인구가 방대하여 국내 인구의 약 25%나 되는 1천만명에 이르고, 국민총생산의 반가량을 차지하는 첨단산업·중소기업 등 제반 산업활동이 활발할 뿐만 아니라, 수도권 특유의 교통·환경·사회문제 등 행정수요가 다양·다변하며, 동북아시대 개척의 요충지로, 장차 통일한반도의 중핵지대가 될 접경지역의 특수성을 갖고 있다. 명실공히 지방정부의 무한기능을 지닌 것이 경기도정이다. 이같은 지방정부의 막중한 소임을 다 하기 위해서는 국정 및 사회와 여러 전문분야의 경륜있는 인사들로부터 열린 자문을 구하는 것이 유익하다고 믿어 손학규 경기도지사의 ‘경기발전위원회’설립에 동의는 한다.

문제가 되는 건 앞으로의 운영이다. 만약 내실을 기하지 못하고 형식에 흘러서는 손지사의 치장용 방패막이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을 우려하면서 이런 우려가 배제되길 바란다. 흔히 있는 옥상옥의 ‘위원회’가 되어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위원회가 갖는 정기회의와 임시회의가 단순히 사랑방 좌담같은 상견장이 되어서는 안된다. 모임이 조직화된 일정 과제의 중심이 되어야 하고, 필요하면 예산투입도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 그 대신 투입예산의 사장화가 아닌 효율화 활성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 있다. ‘경기발전위원회’구성이 대개는 원로들의 모임인 것 같다. 무턱대고 젊은 세대, 신시대 사고(思考)만이 능사로 꼽히는 이즈엄 세태에서 돋보인 온고지신(溫故知新)의 강점이 있다. 이 강점을 살리기 위해선 구 관념에서 탈피하는 열린 시대적 감각의 접목을 원로들에게 주문할 필요가 또한 있다.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경기발전위원회’를 만들었으면 상응한 도정의 실용화를 기할 책임이 있다. ‘경기발전위원회’ 역시 들러리식 직함에 그쳐서는 안된다. 국가적 지방정부의 경기도정에 기여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기를 당부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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