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주의 성과를 기대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오는 15일 부시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현재 미국을 방문중에 있다. 어제 뉴욕에 도착하여 교민들과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이번 노 대통령의 출국은 취임 후 첫 해외방문이며, 또 미국을 처음으로 방문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 자신이 가지는 미국에 대한 인식 또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우선 미국과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등장하고 있는 북한 핵 문제는 상호 인식의 차이가 있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하여 어떠한 형태로 조율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노 대통령에 대한 미국정부의 인식은 호의적이지마는 않다. 또 이라크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이 그 여세를 몰아 북한 핵문제에 대하여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태여서 한국이 선택할 카드는 별로 많지 않다.

노 대통령은 방미에 앞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북한 핵문제에 대하여 기존 원칙을 확인하고, 동북아 질서와 관련하여 주한미군 등 한미동맹이 양국에 필요하다는 것을 거듭 밝히면서,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주지 않겠다고 말하였는데 이런 조치는 적절했다. 한국의 안보가 미국의 지원 없이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은 현실이다. 따라서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 한·미간의 동맹 관계를 강화시키는 차원에서 북한 핵문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의 방미를 통하여 미국 기업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켜주는 것도 중요하다. 방미에 수행한 전경련 회장, 삼성그룹 회장 등 많은 기업인들이 동행하여 경제외교도 펼치게 된다. 과거 전임 대통령의 방미보다도 더욱 많은 기업인들을 대통령이 대동하는 것은 현재 미국 투자가들의 한국 경제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대통령은 물론 기업인들은 미국 투자가들에게 한국 정부의 자유시장 경제원칙에 대한 믿음을 분명하게 심어 주어야 할 것이다.

이번 방미는 노무현 정부 외교정책의 첫 실험무대라는 점에서 국내외로부터 관심이 크다. 대미외교에 있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한·미동맹의 강화와 국익의 도모이다. 대통령이 평소 강조해온 실용주의가 확인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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