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계획하는 성곽내 시가지 일부의 정조시대 옛모습 복원은 능히 평가되는 사업이다. 유서깊은 화성이 이미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됐으므로 성내 40만여평 중 도로 등을 제외한 20만여평을 대상으로 200여년전 모습을 최대한 재현하려는 복원사업은 성격상 앞뒤가 맞다. 화성과 어울리는 18세기의 도시면모는 지역사회의 새로운 명소로 관광자원화 하기에 충분하다.
장안문·창용문 일대의 공원화, 화서문·동장대·동남각루·동지주변 정비, 전통거리, 화홍문앞 전수관, 장안문앞 문화시설, 행궁앞 광장조성 등 10대사업도 일단은 이해가 된다. 다만 이는 2020년까지 1조원을 들여 추진하는 장기사업인 점에서 일관성의 담보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아직 이를 위한 조례 제정이 안됐으면 조례로 제정해 추진함으로써 앞으로 단체장이 바뀜에 따라 시책이 왔다갔다하는 폐단을 제도적으로 막아 두어야 한다. 아울러 미리 사업 전반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함께 고증을 위한 전문가와 지역사회의 공청회 등을 거친 다음에 상세한 내용을 확정짓는 신중성이 요구된다.
화성 성곽도시는 정조대왕이 심혈을 기울여 남긴 조선조 최초의 지방 도시계획 도시다. 이에 비해 오늘의 성곽도시는 영통권, 동수원권, 북수원권 등 위성도심권의 급진적 발달로 조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점에서도 성곽도심권의 구도시를 신흥도심권처럼 덩달아 무리하게 현대화 하기보단 복원화 해볼만 하다. 하지만 옛모습 복원화는 말로는 쉽지만 말처럼 결코 쉽지 않은 아주 어려운 사업이다. 현대와 조선시대가 공존하는 옛도시 재현을 자칫 잘못하면 이도저도 아닌 기형적 형태가 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이는 복원사업 내용면에서도 그러하지만 도시설계 지구로 지정해 추진할 성곽내 건물의 높이·도색·지붕·외장 등 규제도 복원 내용과 조화를 이루는 부단한 연구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사업추진은 이미 밝힌대로 조례로 추진하되 사업내용은 도시계획으로 정해야 하는 것이 이 사업의 특성이다. 이같은 복원화는 일찍이 전례없는 일로 전국에서 수원시가 처음 기도하는 의욕적인 사업이다. 그렇지만 행여라도 의욕만 지나치는 잘못으로 실패하여서는 안된다. 선망의 대상으로 성공해야 한다고 믿어 이를 위한 좀 더 깊은 검토가 있기를 당부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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