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종교가 설치는 이유

연천에서 발생한 어느 사이비 종교단체의 살인사건은 참으로 황당하지만 이 또한 엄연한 사회 현실이다. 신도의 신심이 부족하다며 몰매를 때려 죽였는가하면, 시신에 가당치 않은 생명수란 것을 뿌려 살려낸다며 보관해온 상식밖의 만행은 종교라 할 수가 없다. 이에 좀 아쉬운 것은 연천군 당국의 처사다. 이른바 성전을 짓는다며 건축허가는 물론이고 농지전용조차 받지 않은 채 농지 6천㎡를 훼손하고 건평 280㎡ 규모의 건축공사를 벌인지가 약 10개월째다. 군 당국은 이에 고발 조치를 취하긴 했으나 대집행 등 좀 더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했던들 시체를 4구나 발견하기에 이른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만일 내부 고발이 없었다면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를 정도로 이들은 적막강산의 이방지대 속에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 사이비 종교단체의 사법처리에 나선 당국은 간부급 4명을 구속했으나 또 어떤 범행이 숨겨져 있는지 모르는 만큼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다. 종교의 자유는 당연히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세금까지 면제하는 참다운 의미에서의 종교의 자유를 왜곡하여 발호하는 것이 대체로 사이비 종교다. 또 사이비 종교는 독창적 사기집단도 없지 않지만 대개는 어느 기성 종파의 새로운 아류를 자칭하기가 일쑤다. 그리하여 고단한 사회상을 틈타 혹세무민을 일삼기가 예사다. 종교적 이단보다 더 사악한 이런 집단은 이단이기보다는 사이비 종교의 사기 집단인 것이다.

연천에서처럼 살인까지는 안했다손 치더라도 또다른 혹세무민의 사이비 종교단체가 없다고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회방어 차원의 사이비 종교 단속은 종교 억압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참다운 종교 활동의 신장을 돕는다. 이런데도 종교 억압으로 비출것을 우려한 당국의 관심 이완을 틈타 사이비 종교단체가 독버섯처럼 돋아나는 것이다. 생각하면 이에 현혹되는 신도 아닌 신도들 역시 책임이 없다할 수 없다. 종교적 교리가 아닌 비종교적 감언이설에 현혹되는 우매함은 개인 뿐만이 아니고 가정까지 망치는 사례가 숱하다. 연천에서 발생한 사이비종교단체의 범행이 뒤늦게나마 적발된 것은 사회에 울리는 경종으로 보아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