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공무원

골프가 좋은 운동인 것은 사실이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건강에 많은 도움을 주는 운동인 것이다. 드넓은 초원에서 즐기는 호연지기도 있고, 또 여러 사람이 한데 어울려 친근감을 복돋는 사교의 재미도 일품인 건 틀림이 없다.

이런데도 좋지않게 보는 이유는 딱 두가지다. 그 하나는 골프장 조성자체가 자연파괴라는 점이다. 외국에선 특히 스웨덴 같은 북구에서는 골프장을 우리들처럼 안만든다. 자연상태를 그대로 두고 골프장을 만드는 것이다. 길이 있으면 그대로 놔두고 바위가 있어도 그대로 놔두고 능선이 있으면 또한 그대로 놔둔채 홀을 조성한다. 이 때문에 골프장에 산짐승이 왔다갔다하기도 한다. 마을 사람이 길따라 마음대로 다니기도 한다.

우리네 골프장은 이와 반대다. 산야를 온통 깎고 허물어 가면서 만들고는 인근 사람은 접근도 못하게 한다. 골프장을 만든 뒤에도 잔디에 초맹독성 농약을 뿌려 환경파괴를 일삼는다. 또 하나의 이유는 돈이 많이 드는 점이다. 골프를 치기위해 장비만도 다 갖추려면 수백만원 또는 천만원 돈이 든다. 흔히 골프가 대중화 됐다지만 천만원 채비가 드는 운동을 즐길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 골프의 대중화란 그렇게 말하는 그들만의 대중화인 것이다.

돈이 채비에만 많이 드는 것은 아니다. 골프 치러 한번씩 나가려면 현찰보다 수표가 많아야 한다. 10만원짜리 수표 서너장쯤 없애는 것은 약과다. 더 많은 돈이 들기 예사다. 골프장에선 고급승용차를 탄 사람이 아니면 사람 축에도 못낀다. 공무원의 ‘접대골프’ 파문이 있었다. 중앙 부처 국장급 공무원 10여명이 관련 업계에 골프접대를 요구한 사실이 사정 당국에 의해 뒤늦게 밝혀져 징계토록 통보됐다. 비단 이번에 그친 일이 아니고 또 이들 공무원만의 일은 아니다. 부패 공무원이 아니고는 골프를 즐길 수가 없다. 공무원들이 골프를 치지 않아야할 이유는 분명하다. 제 월급 돈으로 가족들 먹이고 아이들 공부시켜 가면서 골프 칠만한 공무원은 절대로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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