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의 시대다. 홍보는 광고·선전·보도의 개념을 다 포함한다. 방송 3사는 지난해 모두 막대한 광고수익을 냈다. 공영방송인 KBS도 1천60억원 가량 낸 순이익 중 대부분이 광고수익이다. 상업방송인 MBC는 7천63억원, SBS는 6천218억원의 광고수익을 올렸다. (기자협회보 5월14일자 보도) 이에 힘입어 방송사마다 큰 흑자를 기록하였다. ‘흑자’ 효자노릇을 한 광고 매출액은 물론 광고 수익금액보다 훨씬 높다.
TV광고에 나가지 않으면 상품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인식받기 어렵다는 것이 TV광고주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TV광고료 말고도 모델료 CF 제작비 등 연간 수 조원대의 TV광고 시장은 결국 상품가격에 포함되므로 고스란히 소비자(시청자)가 부담한다. 광고성 선전, 홍보성 보도 이런 것들을 일컬어 PR(public relation)이라고 한다. PR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에서 주로 많이 하지만 관공서에서도 한다. 홍보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다만 기업 홍보에 광고 윤리란 게 있는 것처럼 관공서 홍보가 ‘구렁이 제몸 추듯’ 자화자찬에 흘러서는 신뢰성이 있을 수 없다.
일반 관공서도 아닌 정부가 ‘참여정부’의 100일 성과를 신문 방송 등을 통해 적극 PR토록 하는 국무조정실의 각 부처별 홍보 계획이 보도돼 눈길을 끈다. 장·차관들이 TV나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 자청해 나가 홍보하고 신문 등에 홍보 칼럼 등을 게재토록하는 한편, 언론사 간부나 기자단과 홍보성 간담회를 갖도록 한다는 것이다.
언론 주무장관이 ‘언론이 갈등을 증폭시킨다’고 하는 판에 언론을 통한 정부 홍보설이 나오는 것은 자못 역설적이다. 정부 홍보를 한다니 더 두고 보아야겠지만 정부 정책이야 국민들이 잘 한 것인지 못한 것인지는 피부로 느끼는 일이다. 행여 ‘구렁이 제몸 추듯’하는 PR이 되어서는 국사에 바쁜 장·차관들이 공연히 시간만 낭비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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