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의 문제점은 즉흥적인 계획이 많다는 점이다. 경기도의 ‘포스트 월드컵’은 그중 대표적인 사례의 하나다.
지난해 ‘2002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 직후 월드컵 열기를 도정 발전과 연결시키겠다며 실·국별 포스트 월드컵 대책을 마련했었다. 당시 분야별 대책 가운데 체육분야에는 시·군당 1개씩의 인조잔디구장 설치, 여성축구팀 창단, 도지사기 전국 여성축구대회를 매년 개최, 북한 여자 축구단 초청 경기 등이 있었다. 도내 축구팀에 히딩크식 과학축구를 도입하기 위해 축구과학센터도 건립키로 했었다. 그러나 이 가운데 현재 추진되고 있는 사업은 전무상태다.
농정국 등이 월드컵을 계기로 특색있는 전통음식을 개발, 보급하고 생태공원을 조성하겠다고 했으나 이 또한 백지상태다. 전통음식 계승·보급이면 혹시 몰라도 개발이라니 당치 않다. 또 다른 문제는 수원의 ‘박지성 도로개설 사업’이나 ‘월드컵 조성사업’외에는 월드컵과 연관성도 없고 있어도 이미 시행중인 사업이라는 것이다. 도로안내판 정비, 한국 국제 전시장 건립, 지방도시 국제교류협력사업 등에 ‘포스트 월드컵’이라는 수식어가 왜 필요한가.
한국을 전세계에 알린‘2002 월드컵축구대회’의 감격을 계승하는 것을 반대할 이유는 전혀 없다. 그러나 즉흥적이라 하더라도 계획만 요란하게 세워놓고 후속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다면 기만행위와 다름 없다. 차제에‘포스트 월드컵’을 백지화하든지, 아니면 지금부터라도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것을 촉구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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