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일손 돕기

상추 4kg 한 상자 경락값이 1천원에 불과한데 하루 인건비가 6만원 이상이라면 농촌인력 부족이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가격이 생산비에도 못미치고 특히 일손이 없어 수확을 포기할 정도라고 한다. 최근 비가 자주 오면서 과수 적과와 채소 파종 등의 작업시기가 겹친데다 아직도 모내기가 끝나지 않아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영농마저 불가능한 실정이다.

경기농협지역본부의 경우 농촌일손을 돕기 위해 5월초부터 접수창구를 개설, 운영하고 있으나 농촌일손 돕기를 희망하는 신청이 거의 없다. 예년에는 평균 10건에 달했으나 올들어 인심이 각박해졌다고 한다. 지자체도 상황이 비슷해 가끔 문의전화는 오지만 농가가 필요로 하는 부문과 맞지 않아 연결시켜 주기 어렵다고 한다.

과거에는 공무원과 군 부대가 일손 돕기에 나섰지만 근래에는 참여가 극히 저조한 편이다. 이런 현상은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농촌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지고. 주5일 근무로 관광지를 찾는 도시민들이 늘어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농작업의 기계화가 진척되면서 손 모내기 등 일손을 도울 수 있는 작업대상이 줄어드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문제는 농번기인데 높은 임금을 주고도 인부를 구하지 못하는 것이다.

농촌인력 알선시장까지 나가서 인부를 구하려해도 여의치 않다. 애써 구하면 브로커 알선금까지 얹어 주어야 하는 이중고를 겪는다. 하지만 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것은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부족한 일손을 해결하는 방법은 농번기만이라도 공공근로사업을 농촌일손 돕기와 연계시키는 일이다. 또 공공기관과 군 부대, 자원봉사자들이 일손 지원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관계 당국이 나서는 것이다. 농림부는 이달 20일까지를 ‘봄철 농촌돕기’ 기간으로 정했지만 정부 각 부처와 지자체, 군부대 등에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해 놓고 며칠 더 연기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금 농민들은 일손이 턱없이 부족해 가슴을 태우고 있다. 기관·단체·군 부대에서 하루, 이틀이라도 일손 돕기에 나서주었으면 좋겠다./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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