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하.세진이 돕기 바자회 '사랑 열기'

“마음속에 정해둔 가격을 받지는 못했지만 경하와 세진이를 돕는다고 생각하니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자신이 아끼던 물건을 바자회에 내놓은 진미령양(16)은 정해놓은 가격을 내리자는 봉사원 아줌마의 말에 안타까움과 서러움이 울컥 밀려 왔지만 아픈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이 앞서 선뜻 응했다.

지난 13일 백혈병과 폐종양으로 투병중인 경하와 세진이를 위해 바자회가 펼쳐지던 동두천 보영여자중학교 교정.

그동안의 무더웠던 무더위가 한풀 꺾인 이날 하늘의 따가운 햇살도 잠시 쉬고 바쁜 일손을 움직이는 봉사자들의 땀방울을 식혀 줄 수 있는 바람도 간간히 더해져 하늘마저 바자회의 의미를 아는 듯 했다.

손수 가정에서 쓰던 재활용 물건을 갖고 온 학부모, 집 식구나 다름없는 강아지를 팔아 그 돈을 모금함에 넣는 시민, 내 놓을 것이 마땅치 않아 쌀을 들고나온 아주머니 등 얼굴도 모르는 어린학생들을 돕기위한 손길은 오후 내내 이어져 서로의 마음과 마음이 전해졌다.

이날 경하양과 세진양을 돕기 위한 범시민 바자회는 동두천시 새마을지회와 부녀회 그리고 협의회 및 모범운전자회, 학교 운영위원회, 어머니회, 육성회, 체육진흥회 등 수많은 시민단체와 학부모단체 학생 등 1천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들이 내놓은 물건 보다 더 값진 땀과 열정이 시민과 동료학생들의 가슴을 뜨겁게 적셔 바자회장은 어느 모임보다 엄숙하고 뜨거웠으며 봉사자들 조차도 서로의 따듯한 마음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김경차 새마을지회장은 “힘들고 고된 시간이었지만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이순간에 너무 감사하며, 오늘 참석한 봉사자와 시민들도 가슴 한켠에 무언가를 가지고 돌아가리라 믿는다”며 “이런 작은 정성과 믿음이 있는 한 경하와 세진이는 반드시 완쾌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동두천=김장중기자 kcc2580@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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