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의 이념적 갈등 넘어야

오늘은 동족상잔의 피비린내가 난 6·25전쟁이 발발한지 53년이 되는 날이다. 아직도 분단된 두동강의 한반도에서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새삼 6·25의 비극을 생각하게 된다. 동족간의 싸움으로서는 생각하기에도 끔찍한 너무나도 큰 상처를 남겼으며, 전쟁의 상흔이 전국 곳곳에 서려있어 6월이 되면 전쟁의 악몽이 되새겨지는 현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할 것이다.

6·25는 남북간의 이념적 갈등이 전쟁의요인이 되었다. 이같은 이념적 갈등을 최대한 악용해 남한을 공산주의 체제로 만들기 위하여 김일성이 주도한 전쟁이라는 역사적 사실은 객관적 사료를 통하여서도 입증된 것이어서 새삼 재론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최근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국내외적 상황은 새삼 6·25의 비극적 상황을 되새기게 하고 있다. 물론 3년전에 있었던 남북정상간의 회담으로 과거와 같은 극한적 대립 상황이 완화되기는 하였으나, 아직도 북한은 김정일 독재하에 전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국가체제로 치달아 한반도의 긴장은 지속되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북한의 핵보유 문제로 인하여 한반도의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6·25의 비극적 역사를 되새기는 현상황에서 우리가 재삼 생각하여 할 문제는 과거와 같은 이념적 잣대에 의한 한반도 문제의 접근인 것이다. 북한 김일성 체제는 아직도 교조주의적 이념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으며, 남한에서는 이념적 내부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서울시청 광장에서 개최된 두 개의 서로 다른 이념의 대중집회는 남한 내에서 조차 이념적 경직성에 의한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제 이념적 갈등이 민족발전에 암초가 되어서는 안된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된 교조주의적 이념에서 해방되어야 하며 남한 사회는 포용적 자세로 이념적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 한국사회가 다원화되어 가는 포스트 모던 사회를 맞아 더 이상 이념적 포로가 되어서는 안된다. 6·25의 비극적 상흔을 치유하는 최선의 길은 교조주의적·이념적 갈등을 넘어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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