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경기도지사가 엊그제 부시 미국 행정부의 주요 고위 관리들을 잇따라 만나 한반도 문제의 현안에 유익한 의견을 교환한 것은 방미 성과로 평가할만 하다. 경제외교를 위해 방미 중인 손 지사가 바쁜 일정속에 따로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 라폴러 동북아 안보담당 특사, 로더먼 미 국방부 차관보 등과 연쇄 회동을 가진 것은 북 핵문제 및 주한미군 재배치와 관련한 접경지역의 행정 수장으로서 매우 시의 적절했다. 북 핵 개발의 절대적 불용과 이의 평화적 해결, 한·미 두 나라 동맹관계의 훼손 배제, 주한 미군 재배치의 양국 공동이익 도모와 병력 현대화 등 논의에 인식을 같이 하는 가운데, 손 지사는 2사단 재배치에 대해 ‘굳은 결심과 강한 억지력의 원칙에 의거한 신중한 재고’를 요구하였다.
이어 유서깊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센터(SIS)에서 ‘한·미 동맹의 미래’ 주제로 강연을 가진 것은 매우 인상 깊다. 이 자리에서 용산 미군 기지의 평택 이전에 따라 높은 문화 수준의 국제적 도시로 개발하는 평화시 건설을 천명한 것은 미국 행정부에 직접 전한 상호 신뢰구축의 메시지로 보기에 충분하다.
이같은 활동은 주한 미군의 60%가 주둔하고 주한 미군 공여지의 61%가 있는 경기도의 접경지 입지에 비추어 그 영향력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측이 켈리 차관보를 비롯,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인 행정부 고위 실무팀들이 기꺼이 가진 회동은 바로 그같은 상당한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예컨대 “북 핵문제의 다자간 접근을 통한 평화적 해결의 협상 테이블에서 모든 옵션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켈리 차관보의 비중있는 말은 앞으로의 북 핵 대응에 시사되는 바가 있어 주목된다.
손학규 경기도지사의 미 국무부 및 국방부의 고위층 이번 회담은 민선 광역단체장의 첫 안보 외교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경기도의 일부 땅이 북측에 있고 일부는 비무장지대(DMZ)에 파묻힌 행정구역의 수장으로서 안보에 관심을 갖는 것은 물론 당연하다. 하지만 이같은 성공적 외교회동은 손 지사의 역량과 함께 인구 1천만 웅도의 저력이 작용한 것으로 보는 자긍심을 능히 가질만 하다. 또 앞으로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분야에 걸친 대외 활동에 충분히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세계속의 경기도’로 각인시킨 손 지사의 방미활동을 거듭 높이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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