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으로 지난 27일 프랑스 올림피크 리웅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03년 컨페더레이션스컵 준결승전서 후반 26분 그라운드를 뛰다가 돌연사한 카메룬의 ‘검은사자’ 마르크 비비앵 푀(28)의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이날 카메룬은 콜럼비아를 1-0으로 제쳤으나 팀은 물론이고 카메룬 나라 안이 온통 슬픔에 젖었다. 푀는 미드필드에서 몸이나 볼 싸움 없이 게임 중 혼자 갑자기 무릎을 꿇고는 허물어지듯 앞으로 쓰러졌다.
하이먼은 1980년대 초 세계 여자배구에서 당시 최강이던 중국의 랑평과 쌍벽을 이룬 거포였다. 그녀의 드높은 서전트 점프는 마치 스프링이 튀는 것 같았고 순발력은 표범같아 작렬하듯이 내리치는 왼쪽 고공 강타는 그야말로 코트의 폭탄이었다. 하이먼 역시 심장마비로 경기장에서 돌연사 한 것이 1985년 일본 NHK배 게임에서다. 잠시 교체 멤버를 들여보내 놓고 벤치에 앉아 있던 그녀는 갑자기 윗 몸을 옆자리의 동료선수에 기대면서 그대로 숨졌다.
조이너는 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 육상 100m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면서 금메달을 거머 쥐었던 서울올림픽의 히로인이다. 달리기 뿐만이 아니고 미모와 교양을 겸비해 스포츠계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은퇴후 고향에서 후진 양성과 생활스포츠를 지도하다가 역시 심장마비로 돌연사한 게 1998년이던가 그랬다. 하이먼이나 조이너가 다 푀와 마찬가지로 흑인 선수였던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물론 흑인이 심장마비의 치사율이 높다는 근거는 없지만 우연치고는 기이하다.
스포츠의 심장마비는 엘리트 선수층만이 아니고 생활스포츠에서도 간단없이 위협받는 무서운 돌연사다. 남자배구의 강두태가 대전서 경기 중에, 또 성격배우 허장강이 서울동대문운동장서 축구게임 중에 심장마비로 아깝게 숨졌다. 심장마비는 스포츠와 상관없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스포츠의 복병인 것은 사실이다. 이의 예방이 전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스포츠 의학의 새로운 연구과제가 될만하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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