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북악산과 인왕산 사이 골짜기에서 시작하여 종로·중구를 경계로 흘러 중랑천을 통해 한강으로 유입하는 청계천을 청풍계천, 옥류동천, 누각동천이라고도 했다. 자연하천 그대로였던 옛적엔 여름철이면 홍수가 심하곤 했던 것을 조선조 태종11년(1411년)의 수로공사에 이어 18세기 중엽 영조때 준설과 함께 대대적인 석축공사를 하였다.
1950년대의 청계천은 한국전쟁 직후 하천 둑의 길가에서 하천쪽으로 말뚝을 세워 올린 판잣집이 다닥다닥 붙은 채 즐비하여 무허가 주점 등이 성업을 이루기도 했다. 1958년 복개가 시작하여 1961년 완공된 복개공사로 폭 50m의 청계대로가 생기면서, 광교 입구~청계8가 사이에 건설된 청계고가도로가 이젠 또 한 시대 속으로 사라진다.
어제 시작된 청계고가도로가 헐리면서 서울시의 청계천 복원공사가 본격화 했다. 청계천 복원은 곧 자연의 복원이다. 서울 도심의 거대한 하수구로 변질된 청계천이 복개의 부스럼 딱지를 떼어내면 당장은 흉물스럽기 짝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하천 정화작업으로 옛 청계천 같은 맑은 물이 흐르게 되면 광교 수표교 관수교 오간수교 등 그 옛날 정취 높았던 자연친화의 청계천 주변 경관이 재생할 것을 기대해 본다.
기왕 어렵고 어려운 청계천 복원에 나섰으면 아낙네들이 빨래하고 하동들이 멱을 감던 그같은 청계천으로 재현해야 보람이 있다. 청계천 복원을 말하다 보니 수원천 생각이 떠오른다. 광교산에서 발원된 수원천 또한 도심 복판을 가로 질러 흐른다. 영동시장 뒤 일부는 청계천처럼 복개도 하였다. 이 복개가 문제가 되어 교통소통을 위해 더 계속해 복개해야 한다느니, 이미 복개된 부분도 헐어 수원천을 살려야 한다느니 하여 한동안 논의가 분분하였다.
수원천 역시 전쟁 직후 판잣집이 즐비했던 게 어쩌면 청계천 전철을 빼 닮았는지 모른다. 건천화 해가는 수원천에 사시사철 맑은물이 가득히 흘러 고기가 뛰놀고 하동들이 멱 감을 수 있는 그런 수원천 복원을 상상해 본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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