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유치 '반역설'

프라하의 평창 석패 뒷소식이 개운치 않다. 현지 서포터로 갔던 평창 출신의 김용학 국회의원이 제기한 김운용 IOC위원의 처신은 오비이락일지 몰라도 문제가 없지 않다. “사실상 준비가 덜 됐다”는 말을 IOC위원들에게 흘리고 다녔다는 김의원의 주장을 김위원은 부인해 여기서 진위를 가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IOC부위원장 출마설이 2010년동계올림픽 개최지 투표 전에 벌써 나돈 것은 의문이다. 가령 본인의 뜻이 정 그게 아니라면 완강한 해명과 함께 개최지 득표에 혼신의 힘을 다 했어야 했다. 개최지와 IOC 부위원장 자리를 다 주는 지지표는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록 IOC 부위원장 선거는 개최지 투표 이후인 마지막날 있었긴 해도, 김 위원이 이를 탐내어 들리는 말대로 “동계올림픽, 유치를 방해했다”는 것까진 몰라도 개최지 득표에 얼마나 최선을 다 했는지는 객관적 의문이 성립된다. 불과 3표 차이로 뜻을 이루지 못했고 보니 이런저런 아쉬움이 더 많다.

1차 투표(평창 51·밴쿠버 40·잘츠부르크 16)에서 107표의 과반수가 안나와 가진 2차 투표 끝에 53표 대 56표로 밴쿠버에 역전 당해 아깝게 놓친 프라하 유치열전, 이 이면에 2012년 하계올림픽을 유치키 위한 유럽표가 이번에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북미권으로 몰아 준 것이라는 패인 분석 외에 나도는 설상가상의 반역설은 참으로 유감이다.

김위원은 이미 IOC 부위원장 자릴 한 차례 했으면서 하필이면 이번 총회에서 굳이 출마했던 것인지 안타깝다. 생각할 수록 가슴 아프지만 그래도 훌륭했던 실패를 딛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동계올림픽 유치전에 나서기 전까지는 사실상 세계적으로는 무명이었던 산골 평창, 프라하의 코리아 열풍은 실로 장하다. 밴쿠버 역시 1976년 유치에 실패하고도 좌절하지 않고 도전해 성공했다.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재기가 기대된다. 그 땐 보다 국민적 단합과 성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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