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와 노동부가 여름철을 기해 실시하고 있는 ‘청소년 직장 프로그램’과 ‘지방행정체험 프로그램’의 취지는 좋다. 하지만 이 직장 체험 프로그램 운영이 너무 형식적이어서 시작부터 효과가 심히 우려된다. 예산 낭비도 문제려니와 청소년들에게 오히려 안이한 직장관을 심어줄 것 같아 걱정스럽다.
대학생들이 하루 고작 4시간씩 1개월 또는 2개월간 일하면서 과연 무엇을 체험하고 터득할 것인지도 의문이 간다. 더구나 일부 대학생들은 이 제도를 직장생활 체험보다는 하루 4시간 적당히 시간을 보내면 월 30만원의 용돈을 벌수 있다는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받아들여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경기도와 노동부가 대학생들의 신청을 받아 7월1일부터 31일까지, 또는 8월 31일까지 1~2개월 동안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현장경험을 주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들을 사무보조원으로 배정 받은 시·군 사업소·동사무소 실무자들이 작업지시를 기피하거나 청소만 시키고 있다 한다. 더욱이 통신실이나 전산실에 배치된 극소수만 행정전산화작업 등을 체험하고 있을 뿐 대다수 청소년들은 복사 등 단순 반복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등 ‘시간 때우기식’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으며 심지어 커피접대 등 잔심부름에 그치고 있어 참가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1천500명에 달하는 직장체험 참가자들이 기껏해야 서류 복사나 청소 등 단순 노동을 하고 있다면 시급히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학생들의 관리·감독을 맡은 부서 실무자들이 자신의 업무 외에 대학생들까지 신경쓰면서 일 할 수 없다고 강변하는 것은 더욱 당치 않다. 직장체험 참가자들이 “돈을 버는 목적 외에도 사회 실습기회를 통해 좋은 경험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가 어그러졌다 ”고 토로하는 것은 당연하다.
청소년들이 책임감을 갖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근무여건을 하루 속히 개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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