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계 최은희 문화사업회의 수상 ‘의미’

정부의 가정주간 행사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한 ‘추계 최은희 문화사업회’ 활동은 시사하는 사회적 의미가 매우 폭넓다. 1924년 조선일보 기자로 출발, 전인미답의 신문 분야에서 왕성한 활약을 보인 선생은 한국 최초의 여기자로 언론을 통한 양성 평등문화의 사회적 지평을 열었다. 일제치하에서 항일 여성단체 근우회를 창립(1927년), 독립운동에 기여하고 여권실천운동클럽회장(1940년)으로 여성 계몽운동을 펼쳤으며, 광복 후에는 대한부인회 부회장(1948년) 등으로 건국운동에 이바지 하였다.

암울한 시절에 온갖 고초를 이겨내며 언론인으로 뿐만 아니라 독립운동가로, 계몽운동가로 불굴의 의지를 불태운 ‘추계’는 근대사회의 민족적 선각자였다. 또 당시로는 지금의 5억원과도 비유가 안되는 거금 5천만원을 기금으로 기탁, 올해 20회째 시상한 유서깊은 ‘최은희 여기자상’은 국내 중견 여기자들이 선망하는 표상이 되어 언론문화 발전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언론학 전공 여대생들의 장학사업도 함께하는 이 기금은 선생이 평소 원고료를 쓰지않고 모았던 것이어서 출연과 시상의 의미가 더욱 깊다.

생애로 본 선생의 선각자 정신은 진취적이고, 행동하는 양심은 도덕적이고, 지극한 후배 사랑은 학구적인 면에서 시사되는 미래 지향적 의의가 있다. 지난 20세기가 여성의 사회 참여를 위한 개척 및 정착기라고 한다면 21세기는 여성의 사회 활성을 위한 응용 및 전성기다. 선생같은 선각자 정신, 행동하는 양심, 학구적 후배사랑이 한층 더 갈구되는 시대다.

이부자리 실도 버리지 않고 다시 썼을만큼 근검절약했던 ‘추계’는 맏아들 이달순 수원대 교수 등 3남매가 모두 교수로 재직할 만큼 집안을 잘 이끌어 가정 및 사회 양면으로 성공해 보인 ‘사임당’ 같은 여성 지도자다. 선생의 이런 여성 지도자상은 여성의 활약이 보다 폭넓게 기대되는 앞으로의 우리 사회, 특히 여성사회에 불변의 사표가 될 것이다.

올해는 최은희 선생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선생의 사회적 생애와 문화적 정신을 기려, 계승하는 ‘추계 최은희 문화사업회’가 여성주간을 맞아 경하스런 축복을 받은 것은 책임이 더욱 무겁다. 여성은 역시 사회의 모체다. 여성사회의 적극적 사유 배양으로 좋은 사회를 이룩하는 다각적 노력이 있기를 기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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