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규제풀기, 이번엔 틀림없길…

정부의 수도권 규제풀기 말이 나온지는 이미 오래됐다. 그러면서도 규제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정치적 이유가 물론 크다. 그래서인지 이 부처에서 추진하면 저 부처에서 틀고, 저 부처에서 추진하면 또 이 부처에서 틀기가 일쑤다. 모처럼 부처협의가 이뤄진 듯 하면 또 청와대가 반대하기도 한다. 정부가 현안의 삼성전자 기흥공장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증설 허용 방침을 오는 8월초 관련 법규 개정 추진과 함께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만시지탄이긴 하나 그래도 반가운 소식이다.

삼성전자 기흥공장은 올 하반기에 3조5천억원을 투자하는 등 2010년까지 무려 75조원의 투자 계획이 세워져 있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지속적 수출 점유를 위해서도 시급하고, 심각한 국내 경기침체 타개를 위한 투자 촉진을 위해서도 시급하다. 문제는 정부의 허용방침이란 것이 미덥지 못한데 있다.

이번 역시 말로만 규제를 푸는데 그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치기가 어렵다. 그러나 더 이상 탁상공론으로 그쳐서는 안된다. ‘삼성전자의 공장 증설이 더 미뤄지면 세계 시장에서 현재의 우위를 지키기 어렵다’고 본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정치권은 겸허하게 수용하여야 한다. 비수도권의 지역이기를 내세워 더 이상 나라이익을 자해하는 것은 그야말로 용납될 수 없는 훼방논리다.

삼성전자 기흥공장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증설을 시작으로, 기업들이 추진하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대폭 풀어 완화해야 한다. 늦으면 늦을 수록이 국익의 치명적 손상을 가져오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이번만은 틀림이 없는 정부의 확고한 소신과 시급한 추진이 있기를 간곡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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