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론

우유와 모유의 차이는? 모유엔 특수 항균 성분이 들어있다는 모유 우월론을 위한 질문이 아니다. 그 정답은 ‘모유는(우유병보다) 용기가 더 아름답다’는 난센스 퀴즈다. 전에 한동안 유행한 우스갯 소리다.

한국전쟁 때 관능적 여배우로 유명했던 마릴린 먼로가 미군 장병들을 위문하기 위해 온 일이 있다. 그녀는 미군 병영 가는 곳마다 가슴 깊이 드러낸 옷 차림 속으로 드러나 보이는 수박통만한 유방을 흔들어 대며 두 손 들어 백치미 같은 웃음을 지어 보이곤 했다. 장병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열광하였다. 그녀의 위문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여성의 유방은 남성에게 이처럼 기호와 선망의 대상인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유방이 커서 나쁠 것은 없다. 그러나 유방이 크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유방은 몸과 조화를 이룬 균형미의 하나에 속하는 한 부분일 뿐이다.

근래 유방과 관련한 성형외과 보도는 충격이다. 유방을 1cm 더 키우면 얼마나 더 커지는 걸까. 이로도 모자라 2cm에서 요즘은 4cm의 확대수술 요구가 보통이라고 한다. 유방 전방위를 4cm나 키우면 그야말로 가슴이 온통 유방 뿐인 것이다. 아담한 유방에서 무작정 무지무지하게 큰 유방만을 요구하는 유방 지상주의 선호는 착각이다.

유방이 커서 나쁠 건 없지만 유방의 크기가 결코 행복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행복 중 이성간의 교합을 큰 행복의 하나로 삼는다면 거기엔 유방과 비교될 수 없는 것이 사랑이다. 특히 이 물질을 넣어 키운 유방, 가령 반듯하게 누워 자연 유방 같으면 어느 정도 펑퍼짐하게 퍼질 유방이 거의 그대로 솟아있는 인공유방은 이내 싫증을 느끼게 마련이다.

무엇보다 자연미를 압도하는 인공미는 없다. 설사, 당장은 눈을 속일지라도 속인 그 눈에 이윽고 혐오감을 갖게하는 것이 인공미다. 성형 의학계에서는 이물질을 혼입하는 유방 확대 시술에 부작용은 없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정설에도 이변은 있다. 나이 좀 들어 인공유방이 자연유방보다 못하는 후유증이 없다할 순 없다. 유방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사랑의 실체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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