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음식으로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수원갈비’다. 입에서 입으로 맛이 전해지고 각종 매스컴을 통해 알려져 전국민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 수원갈비는 전국적으로 알려졌던 수원우시장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 우선 갈비 재료를 수원·화성지역에서 사육한 한우로만 쓴다는 것이 수원갈비의 명성과 맛을 있게 한 최대의 요인이다.
수원갈비는 1940년대 수원 성문밖 장(현 영동시장) 싸전거리에서 ‘화춘제과’를 경영하던 이귀성(李貴成)씨가 8·15 해방이 되면서 영동에 ‘화춘옥(華春屋)’이란 간판을 걸고 음식점을 시작한 데서 비롯됐다. 당시 40대였던 이씨는 음식장사 경험도 없이 우선 해장국 장사를 시작했다. 화춘옥 해장국은 소갈비를 푸짐하게 넣어주었기 때문에 도처에서 손님들이 모여 들었다. 1956년부터는 갈비에다 양념을 넣고 무쳐서 재어 놓은 다음 숯불에 굽는 양념갈비를 팔기 시작했는데 금세 인기를 끌었다. 화춘옥 갈비는 맛 뿐만 아니라 갈비대가 크고 양이 많은 것이 특징이었다.
이후 화춘옥은 공무원이었던 아들이 경영을 맡은 후 언론에 소개되고 특히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다녀간 후 더욱 유명세를 탔다. ‘화춘옥갈비’는 자연스럽게 ‘수원갈비’로 알려졌는데 자세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은 채 1979년 ‘화춘옥’ 간판이 내려지고 그 자리에 백화점(수원쇼핑)이 들어섰다. 그러나 화춘옥이 문 닫을 때를 전후해 수원 지역에는 화춘옥 갈비의 맛을 근본으로 한 많은 갈비집들이 생겨났고, 오늘날에는 지지대, 노송지대, 동수원 등을 중심으로 전역에 확산됐다.
수원시가 1995년부터 ‘수원갈비축제’를 열고 있는 수원갈비는 고기를 먹은 후 맛보는 갈비냉면도 그야말로 진미로 이름났는데 이 수원양념갈비와 수원갈비냉면이 미국에 진출하게 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엊그제 들려 왔다. 진공포장한 상품 수원양념갈비 3만개, 수원갈비냉면 11만5천200개를 수출키로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수원갈비냉면은 강원도 봉평메밀과 인진쑥을 주원료로 수원시가 지난해 5월 개발, 수원농협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제품으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수원갈비와 갈비냉면의 미국 수출을 성사시킨 관계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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