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이천쌀이 현지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잇따라 도둑을 맞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널리 알려진대로 여주·이천쌀은 전국 최고의 미질인 경기미(京畿米) 중 하나로 최상의 밥맛은 물론 높은 가격을 자랑하고 있는 농산물이다.
하지만 소비량에 비해 생산량이 적어 전국 각처에서 가짜가 유통되고 심지어 타도에서 수확된 벼를 경기도 정미소에서 도정하면 경기미로 둔갑되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했었다.
이러한 경기미가 RPC 관리 부실로 계속 도둑을 맞는다면 농민들의 재산이 무방비 상태에서 탈취 당하는 것은 물론 경기미가 흠결을 입을 것은 뻔하다.
실제로 지난 4월말 이천농협 소유 RPC에서 8t 트럭 1대분, 시가 2천만원 상당의 경기미가 도난 당한 데 이어 여주 가남농협 RPC에서도 도둑을 맞아 경기미의 보관·관리상태가 허술한 것을 방증했다.
철재 펜스를 뚫고 다량의 쌀을 트럭에 실어 훔쳐 갔는데도 전혀 몰랐다니 RPC 철재 담장 등에 경보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농협의 관리 상태는 물론 경찰의 치안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경비원도 따로 없는 마당에 트럭에 키를 꽂은 채 거래처의 납품물량을 관리하였다니 도둑에게 곳간 열쇠를 준 것과 무엇이 다른가.
이렇게 여주·이천쌀이 도둑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은 미질이 뛰어난데다 20kg들이 기준 일반쌀이 4만6천원선인 데 비해 여주·이천쌀은 5만6천원대를 웃도는데도 없어서 못팔 정도로 경기미 현물은 곧 현금으로 통용된다는 것이다.
최근 자주 발생하는 경기미 도난의 큰 문제는 농산물 개방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한 농민조합원들의 재산이 새어 나간다는 점이다.
농협은 대부분 농민조합원들의 출자금을 통해 설립, 운영되고 있다. 영업 이윤에 따라 해마다 출자금과 이용, 고 배당을 해오고 있다. 따라서 RPC에서의 쌀 도난은 이익금이 배당되는 대다수 농민들의 재산을 앉아서 강탈 당하는 셈이다.
진짜 경기미는 현지에서 도둑을 맞고 가짜 경기미가 도처에서 유통되고 있는 형국이다.
여주·이천 뿐만 아니다. 고품질의 경기미가 도내 각처에서 더 이상 도둑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농협의 RPC에 대한 철저한 관리는 물론 경찰의 강력한 예방대책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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