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합중국 3대 대통령을 지낸 제퍼슨은 독립선언서를 기초했다. ‘미국 민주주의 아버지’로 불린다. “신문없는 정부보다는 정부없는 신문을 택하겠다”고 한 그의 말은 유명하다. 언론의 자유를 그만큼 중시했던 제퍼슨도 막상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신문을 꽤나 싫어했던 것으로 전한다.
단소리 보단 쓴소릴 내뱉는 신문이 권력자에게 듣기 좋을리 없는 것은 인지상정이긴 하다. 신문 또한 단소리 보단 쓴소리를 하는 게 본연의 사명이다. 권력자가 잘해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므로 웬만히 잘해서는 잘한다 할 필요가 없다. 또 단소리만 일삼는 권력지향의 언론은 이미 민권의 언론이 아니다.
중앙이든 지방이든 권력과 언론은 이처럼 불가근(不可近) 불가원(不可遠)의 관계다. 권력과 언론은 필연적으로 대립 관계인 게 본질적 숙명이다. 권력에 영합하는 언론은 타락한 언론이며, 언론을 증오하는 권력은 독선이다. 왜곡된 언론은 시장의 독자가 거부하고 언론을 탄압하는 권력은 민중이 외면한다.
얼마전 미국의 백악관 대변인으로 있다가 퇴임한 플라이셔가 고별 연설에서 좋은 말을 남겼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질문할 수 있는 자유 언론과 이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정부가 있다는 사실이 미국을 강하고 자유롭게 만들었으며 이는 영원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마지막 정례 브리핑에서 까지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기자들과 치열한 설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임무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브리핑 룸을 나갈 때 기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정말 멋있고 부럽다. 권력과 언론이 팽팽하게 평행하는 모습이 보기에도 좋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질문할 수 있는 패기있는 기자가 아쉽고, 이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열린 권력이 아쉽다. 권력과 대항하여 설전을 벌일 수 있는 역량있는 후배 배출이 갈망된다. 이러한 소망은 물론 가능할 것이며, 언론계 발전만이 아닌 국가사회 발전 차원에서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믿는 것이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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