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대선자금을 공개하였다. 지난 해 9월30일 민주당 선거대책본부가 발족한 이래 사용된 수입과 지출내역이다. 총 수입규모는 국고보조금 257억원을 포함하여 일반기업 후원금 등 약40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발표하였다. 또한 지출은 중앙선관위에 신고한 274억원과 선거전 지출한 정당활동비 80억원 등을 합친 약 361억원에 달하는 지출내역을 발표하였다. 현행 정치자금법에 따라 후원금 기부자의 실명을 밝힐 수 없어 후원금을 낸 기업 등 후원자를 아라비아 숫자로 공개하였다.
민주당의 이번 대선자금 공개는 최근 정대철 민주당 대표의 굿모닝시티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것이 문제가 되어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자금 공개를 천명함에 따라 이루어졌다. 정치자금의 공개가 미치는 파장이나 정치자금법 등 제도상의 문제로 인하여 공개의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우선 민주당이 약속대로 대선자금을 먼저 공개한 것은 환영할 만 하다.
그러나 민주당의 대선자금 공개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상당히 미흡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대선자금의 진실성은 단순한 발표로 끝나지 않고 중립적인 기관이나 중앙선관위의 실사를 통한 검증을 통하여 확인돼야 하겠지만 지금 나타난 사실만 가지고도 여러 가지 문제점이 지적될 수 있다. 더구나 선대본부 발족 이전에 사용된 후보자 활동비나 경선자금 등이 공개되지 않아 대선자금의 전체 규모로 보는덴 상당한 한계가 있다. 앞으로 계속하여 경선자금 등을 소상하게 밝혀 한점의 의혹도 없도록 해야할 것이다.
이제 한나라당도 민주당과 같이 대선자금을 공개해야 한다. 민주당의 대선자금 공개가 윤창열 게이트로 야기된 부정부패를 호도하기 위한 물타기작전이라고 비판하기 전에 우선 공당으로서 국민에게 떳떳하게 지난 해 사용된 대선자금의 수입과 지출을 밝혀야 한다. 한나라당의 대선자금 규모가 민주당보다도 더욱 많을 것이라는 민주당의 주장이 잘못된 것이라면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도 대선자금을 공개하는 것이 야당다운 자세이다. 한나라당이 대선자금 공개를 계속 거부한다면 이는 투명한 정치를 강조하는 야당이라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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