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휴가문화 형성을

지루한 장마철이 곧 끝남에 따라 본격적인 여름휴가가 시작된다. 이번 주일이 휴가철의 절정을 이뤄 매일 평균 3백만대의 휴가차량 이동이 예상된다고 한다. 여론 조사에 의하면 휴가 인구의 40% 정도가 이번 주에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고 하니 휴가객이 몰리는 강원도를 비롯한 전국의 고속도로는 물론 국도 모두 차량 홍수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여름철 최대의 휴가지인 동해안을 비롯한 바닷가와 계곡은 초만원을 이룰 것이다.

그러나 매년 반복되는 휴가철의 강조 사항이지만 휴가객들의 무질서로 인하여 오히려 휴가길이 더욱 괴로운 사람들도 많다. 고속도로 환경담당 직원들이나 강원도 해수욕장의 환경미화원들은 여름철이 되면 휴가객들이 버리고 간 각종 쓰레기 오물처리에 걱정이 앞선다고 한다. 오죽하면 이들은 제발 여름철이 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하니 얼마나 힘들어하는 푸념인지 휴가객들은 알아야 한다. 이들 지방자치단체는 휴가객이 쓰고 간 돈보다도 휴가 뒤처리 비용이 더욱 많이 들어 중앙정부에 보조금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할 정도다. 도내 가평 등 산간지대도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주말 또한 사정은 같았다. 영동고속도로는 휴가차량들이 일시에 몰려 주차장을 방불케하는 와중에서 갓길운전은 다반사이고 심지어 노상방뇨, 쓰레기 무단투기 등의 사례가 너무 많아 과연 휴가를 떠나는 시민들이 건전한 시민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어린 자녀들이 같이 동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상관치 않고 먹다 남은 음식물은 물론 각종 오물들을 마구 버리고 있으니 어떻게 자식들에게 부모로서 체통이 서겠는가. 이런 부모들의 행태를 보고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겠는가.

우리는 무엇보다도 가족들이 함께 하는 공동생활부터 질서의식을 생활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는다고 마구 쓰레기를 버리고 또한 교통질서를 위반하면 어떻게 문화시민이 될 수 있는가. 문화시민은 건전한 휴가를 통하여 그 동안 쌓인 피로를 풀고 내일을 위하여 재충전하는 것이다. 자기만의 휴가가 아닌 남을 배려하고 또한 국토를 사랑하는 친환경 휴가문화의 정착이 요구된다.

건전한 시민의식을 바람직한 휴가질서로 정착시킴으로써 새로운 시민문화를 형성하는데 우리 모두 노력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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