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은 “남자는 3시간, 여자는 5시간, 그리고 바보는 6시간 잔다”고 말했다. 실제로 나폴레옹은 하루 3시간만 잤다는 기록이 있고, 4시간 정도는 눈을 붙였다는 설도 있다. 어쨌든 분명한 사실은 나폴레옹이 하루 18시간을 일하는 일벌레였다는 점이다. 유럽 평정의 대업을 이루기 위해 나폴레옹은 전투 중 말안장 위에서 짧게 짧게 잠을 해결하며 수면시간을 충당했다고 한다.
토머스 에디슨은 하루 평균 세시간의 잠만 자며 연구에 매달려 주위에서 “수면에 대한 그의 천재성은 발명에 관한 천재성 못지 않다”고 평했고,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 역시 일에 집중할 때면 며칠 밤을 꼬박 새우기 일쑤였다고 한다. 다빈치는 부족한 시간을 보충하기 위해 자신만의 독특한 노하우를 갖고 있었는데 4시간마다 15분씩 낮잠을 자는 것이 그 비결이었다.
피카소는 짧지만 달콤한 낮잠을 즐겼다. 침대 옆에 양철판을 놓고는 붓을 손에 든 채 낮잠을 청하는 습관이 있었다. 설핏 잠이 들어 붓이 양철판에 닿아 소리가 나면 피카소는 낮잠을 접었다. 10여 초도 안되는 시간이지만 그는 충분히 상쾌했다고 한다. 미국의 트루먼, 케네디 대통령과 영국의 처칠 수상도 낮잠 예찬론자였다.
‘잠은 인구의 진화과정에서 벌어진 최대의 실수’라고 폄하한 과학자도 있지만 다른 과학자는 하루 8∼9시간 정도의 수면이 다음 날의 생산성을 20%나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잠은 사치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잠은 개인차가 심해 누구는 10시간을 자도 마냥 졸립고, 누구는 2 ~ 3시간을 자고도 거뜬하다고 한다. 신생아는 보통 하루 중 19시간, 노인은 5시간30분을 잔다. 같은 사람이라도 환경의 변화에 따라 수면시간이 달라진다고 한다. 그러니까 잠은 양이 아니라 질이다.
인생의 3분의1을 잠으로 소비하기엔 너무 아깝다는 데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겠지만, 그러나 ‘잠’만큼 편안한 휴식은 없다. 잠은 재충전의 의미로서 뿐만 아니라 마음의 양식으로서도 존귀하다. 잠은 삶을 위한 짧고도 긴 휴가다. 잠은 몸과 마음의 보약인데 귀뚜라미가 우는 가을밤엔 잠이 쉽게 오지 않는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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