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휴업사태로 우려되었던 물류대란은 조합원들이 속속 업무에 복귀함에 따라 일단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여 다행이다. 하지만, 현재의 운송 시스템으로는 이러한 사태가 언제든지 재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차제에 완벽한 개선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된다.
만일 화물연대의 집단휴업 사태가 장기화되고 요즘처럼 몇 개월마다 반복될 경우 우리경제는 빈사상태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물건을 해외에 내다 파는 것 외에는 먹고 살 도리가 없는 우리나라에서 수출업계가 가뜩이나 어렵게 따낸 오더를 화물 수송 때문에 제대로 이행치 못하고 있으니 가슴이 답답하다.
제조업체는 원자재를 적기에 조달하지 못해 생산을 중단하고 있고 수출업자는 물건을 쌓아놓고도 항구로 배송하기는커녕 빈 컨테이너조차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수입된 원자재는 항구의 컨테이너 야드에 적체되어 장치할 곳이 모자라고 해외수송 선박은 빈 배로 출항한다. 외국의 바이어는 제때 납품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와의 거래를 중단하고 다른 나라로 공급선을 바꾸고 있다.
이미 지난 5월에도 한차례 파란을 겪었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 휴업사태 재발에도 불구하고 속수무책으로 수출업계의 고통은 더욱 심해지기만 한다. 수출에 있어 운송은 인체의 혈액과도 같은 중요한 기능을 한다. 운송업체의 휴업은 마치 인체에서 적혈구가 산소공급을 중단하는 것과 같다. 그동안 물이나 공기, 전기 등과 같이 너무 당연한 것으로 여겨서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지금이라도 운송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한번 돌아보고 국가적인 운송시스템을 재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무역업계가 공동 물류회사의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이밖에도 운송관련 법제도의 정비, 하역과 운송의 분리 등 운송시스템 개선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매우 많다. 이번 기회에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은 물류비 절감대책도 함께 마련되어 무역업체들이 운송 걱정없이 마음놓고 수출에 매진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 성 철 한국무역협회 경기지부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