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갯벌, 사곶백사장 살리자

내년 6월부터 198만평의 송도갯벌을 추가매립하려는 인천시의 계획은 재고돼야 한다. 송도갯벌을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예고하고도 다시 매립키로 번복한 자체가 환경의 중요성을 경시하는 행정이어서 온당치 못하다.

천연기념물 391호인 인천시 옹진군 백령면 사곶백사장도 더 이상 훼손돼서는 안된다. 사곶백사장은 기울기가 거의 없이 평평하고 넓은데다 모래가 고와 이탈리아 나폴리아 해안과 함께 세계에서 두 곳 뿐인 ‘천연 비행장’으로 알려져 있는 명물이다. 1970년대까지 군용기가 오르 내려 일명 ‘사곶 비행장’으로도 불렸다. 하지만 백령도의 소중한 자산인 서곶백사장이 비행기는 커녕 자가용도 지나갈 수 없는 곳으로 변했다.

백령도는 1년 농사만 지으면 3년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는데 농지를 만든다며 간척사업을 하는 바람에 세계적으로 희귀한 자연자원이 완전히 파괴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 1991~1999년 백령도에 400억2천3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간척사업이 실시돼 350ha의 농경지와 129ha의 담수호가 조성돼 그 결과 섬 모양이 ‘ㄷ’자형에서 ‘ㅁ’자형으로 바뀌었다.

문제는 농업기반공사측에서 “환경영향평가를 받은 간척사업은 사곶해안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그 보다 군에서 쌓은 콘크리트 방어벽과 최근 실시된 선착장 증축 공사 때문에 해안이 변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강변하고 있는 점이다.

사곶백사장 인근 바다에는 해초가 많고 가자미가 산란하기에 좋은 지형이었다. 그러나 방조제 건설 이후 조류가 변해 뻘이 쌓이고 지형도 바뀌어 가자미 등 어족자원이 사라져 전체적으로 어민들의 소득이 크게 줄어 들었다.

현재 사곶백사장엔 파도에 떠밀려 온 죽은 게와 조개껍데기, 해초더미가 널려 있을 뿐 예전의 아름답고 풍요로운 광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농지조성과 수자원 확보를 위한 간척사업이 오히려 주민들에게 고통을 준다면 잘못된 시책이 아닐 수 없다.

인천시는 송도갯벌 매립을 반대하는 시민·환경단체 및 종교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동시에 연평도 주민들의 환경사랑 운동을 간과하지 말고 친환경적인 행정을 펼쳐 송도갯벌과 사곶백사장 보전에 주력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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