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상품이 불티 나듯이 팔린다고 한다. 이민 박람회는 장사진을 이룬다고 한다. 국내를 떠나 살려는 사람들이 이처럼 많다. 가히 이민 열풍이다. 고향 떠난 타향 살이만도 서럽다는 데 하물며 모국을 떠난 타국 살이가 얼마나 서러울까. 하지만 이민을 원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
‘너무 각박한 삶을 아이들에게 물려주기 싫다’고 한다. ‘직장에서 장년층 선배들을 보면 빨리 외국에 나가 살고싶다’고도 한다. ‘자녀들을 유학 보내는 비용보다 이민이 더 싸게 먹힌다’고도 말한다. 이민을 가고싶어 하는 사람들의 말은 한마디로 국내에선 희망이 없다는 것으로 집약된다.
이민은 장려할만 하다. 좁은 국토에서 보단 세계로 나가 사는 것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좋은 것은 사실이다. 중국은 1억이 넘는 이민 인구를 세계 도처에 갖고 있다. 우리 나라는 522만여명의 해외 동포가 140여국에서 살고 있다. (통일원 발행 ‘세계의 한민족총서’ 1996년판) 지금은 더 많은 해외동포가 살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국내에서는 희망이 없으므로 이민 나가 살고싶어 하는 데 있다. 우리는 이처럼 절망의 땅에서 사는가 하는 마음도 든다. 1970년대 까지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또 날 게 두려워 미국같은 곳으로 이민가는 풍조가 많았다. 그 때는 큰 부자들이나 갈수가 있었다. 지금은 서울 강남의 아파트 한 채 값이면 어렵지 않게 이민을 갈 수가 있다. 이민 가는 게 어렵지 않은 건 좋지만 모국이 이처럼 절망의 땅으로 비치는 게 원통하다.
대부분의 백성들은 눈물겹도록 열심히 살고 있다. 그런데도 왜 제나라를 버리고 낯설고 물설은 타국 땅으로 그토록 나가 살고싶어 하는 지, 위정자들은 깊이 반성해야 한다.
백성들이 자기 나라에 정 붙이고 살 수 없게 만든 것은 위정자들이 지 백성들의 잘못은 아니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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