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나 다를까, 어제 ‘최 장관의 불수’ 제하로 보도된 최낙정 해수부 장관이 네티즌들의 도마위에 올랐다. ‘불수’(拂鬚)란 윗 사람의 수염에 묻은 국건더기를 닦아주며 아첨한 송나라 고관의 고사임은 이미 말했다. 네티즌들의 빗발친 비판은 ‘클린턴 미국 대통령(당시)이 하와이를 방문했을 적에 태풍으로 난리가 난 가운데 주지사가 클린턴을 골프장으로 안내하여 골프를 쳤는데도 이튿날 지역 신문에 긍정적인 기사가 실렸다’고 최장관이 말한 대목이다. 클린턴이 그같은 일이 있었던 일로 하와이에 간 사실이 없다는 게 네티즌들의 항의 요지다. 결국 최 장관은 근거없는 허위 사례를 들어 대통령에게 아첨했다는 비판인 것이다.
어제 지지대에서도 ‘의문의 사례’라고 지적하였지만 처음부터 납득되지 않은 소리였다. 1999년 9월의 태풍은 보통 태풍도 아닌 미국 동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으로 하와이를 덮친 태풍 역시 A급이었다. 이러한 태풍 속에 클린턴이 날 수 없는 비행기를 타고 하와이까지 갔다는 것도 웃기는 소리고, 또 그같은 폭우 속에 골프를 쳤다는 것도 웃기는 소리밖에 안되는 것이다.
최 장관은 뒤늦게 어느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99년의 상황이 아니고 경제지에서 읽었던 내용”이라고 군색한 변명을 했다지만 도시 믿기지 않은 소리다. 아첨도 잘 해야 약발이 나는 것이 지 말을 억지로 비틀어 짜가며 해대는 것은 되레 윗사람을 욕보이는 것밖에 안된다. 말은 그 사람의 인성을 나타내고 행동은 그 사람의 인품을 드러낸다. 이 두가지 면에서 최 장관의 ‘불수’는 어느 수위라 할 수 있을 것인 지 매우 궁금하다.
자유당 정권 시절 이승만 대통령이 경회루에서 낚시를 즐긴 적이 있었다. 그 때 곁에서 낚시 바늘에 미끼를 달아주곤 하던 박모 비서관이 대통령이 ‘부웅’하고 방귀를 뀌자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라고 했다는 그 무렵 유명했던 일화가 생각난다. 최 장관의 ‘불수’는 이보다도 정도가 더 심한 것 같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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