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천자춘추/장애우를 위한 첫 걸음

우리 사회에는 소외받는 계층이 여럿 있다. 나이가 들어 직장에서 정년퇴직해 자식들 모두 시집 장가 보내고 홀로 살거나, 병들거나, 혹은 수입원이 없어 누군가에게 얹혀사는 노인들이 그들이며, 부모들이 생활고에 시달려 내팽개쳐진 아이들이 그들이고,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자신의 몸이 부자유스러운 장애인들이 그들이다.

사회는 이들에게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기본권리를 제공하여야 할 것이며, 어린이들에게나 생활이 가능한 장애인에게는 건강한 사회인이 될 수 있도록 자활의 의지를 심어줘야 할 것이다. 때문에 많은 사회복지기관에서는 소외계층을 위해 무료진료나 급식과 숙소제공, 교육실시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 도서관에서도 소외계층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자 많은 생각을 한 끝에 정보소외계층에 있는 장애인을 위한 ‘장애우 문고’를 설치 운영중이다. 2003년 1월부터 관내 2급 이상의 지체장애우를 대상으로 도서관 자료를 일정기간 대출하여 주고, 담당사서가 각 가정으로 직접 방문하여 독서 상담을 통해 원하는 자료를 수준에 맞춰 제공하고 있다.

우리 직원과 같이 실제 장애우 가정을 방문해보면 장애우들의 가정형편이 빈곤한 것이 현실이며 현재 방문하고 있는 9가구중 6가구의 장애우들은 모두 후천적인 사고로 인하여 장애인이 되었다. 이와 같은 사고는 가정의 행복을 일순간에 빼앗아 가 버리고 사랑하는 가족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아픔을 겪고 있다. 이들은 몸이 불편해 집안에서의 생활은 물론 밖으로의 외출 또한 다른 이의 도움이 없이는 나가지 못하고 있어 일상생활은 작고 어두운 집의 작은 방안에서 세상과 연결되어 있는 작은 컴퓨터나 TV를 위안 삼아 생활하고 있다.

인간적으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이 없어 사람을 그리워하는 그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는 무언의 표현을 보면 마음이 무겁다. 한 번 상처받은 마음과 주변의 시선이 그다지 곱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그들에게는 처음 다가서는 이들에게 마음을 쉽게 열지 않기 때문에 우리도서관의 봉사하는 직원들에게 현재 그들이 겪는 불편함과 그 마음을 헤아려 그들과 대화할 수 있는 마음을 열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또한 그들이 원하며 필요로 하는 자료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제공하는 ‘장애우 문고’가 장애우를 위한 든든한 첫 걸음이 되어 더불어 사는 사회에 작은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