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包容)은 남을 아량있고 너그럽게 감싸 받아들임을 뜻한다. 요즘 우리 사회는 어느 구석을 돌아봐도 싸우는 형국에 가깝다. 더욱이 재신임 국민투표와 이들 현안이 맞물려 사회분위기가 어수선해지면서 여러 가지 이해집단간의 첨예한 대립이 우려된다. 오로지 상대편을 쓰러뜨리고 내편이 이겨야 한다는데 집중된 것 같다. 다소 이해가 상충되더라도 서로 감싸야 할 텐데 그렇지가 않다. 포용력이 부족한대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복숭아나 자두는 그 꽃이나 열매가 다 아름다우므로 부르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찾아오므로 그 나무 아래로 길이 저절로 생긴다. 덕이 있는 사람은 스스로 말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따르게 마련이다.
권력을 가진 자가 베풀어야 할 덕목이 바로 포용이다. 권력은 계륵과 같다. 덥석 안을 수도 없고 내팽개칠 수도 없다. 다룰수록 다루려 할수록 논의에 상처가 난다. 피할 수도 없고 피하고 싶지도 않은 권력은 그 만큼 요물이기 때문이다.
최근 장관답지 못한 언행으로 취임한지 보름도 안돼 물러나는 해프닝을 봤다. 그 동안 새 정부의 인사는 지나치게 코드에 치중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잘못된 인사가 국정에 주는 폐해와 그것이 대통령에게 얼마나 큰 부담을 주는지를 그대로 보여 준 극명한 사례다.
남의 나라 이야기 좀 하자. 브라질대통령이 어느 부처 장관직을 맡아달라고 유력 인사를 천거했더니 그 인사는 “나는 당신을 찍지 않았소. 어떻게 내가 장관직을 맡을 수 있겠소”하고 사양했다. 대통령은 간곡하게 “나에게 투표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 그 이유요”하면서 결국 그 인사는 장관직을 맡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부부싸움을 ‘칼로 물베기’라 비유하는 우리나라 속담은 칼의 힘으로도 가를 수 없는 물의 힘, 물이 갖는 합쳐주는 덕(德)을 밝힌 한국인의 슬기를 표현하고 있다.
산은 사람들을 가르고 물은 합치게 한다. 산은 사람들의 통행을 가로막고 사람들이 사는 고장을 갈라 놓을 뿐만 아니라 헤어져 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갈라 놓기조차 한다. 그러나 물은 이어주고 합쳐준다.
개혁을 힘을 가진 자가 물리적으로 추진하려할 때는 일시적으로 그 앞에 굴복할 지는 몰라도 속으로 앙금이 쌓이게 마련이다. 이어주는 물처럼 포용력을 발휘하는 예지를 통해 하나하나 감싸가면서 고쳐나가야 한다.
오늘도 강(江)은 마을과 마을의 경계를 모르고 지역과 지역의 경계를 아랑곳하지 않고 흐르고 있는 대자연의 교훈을 되새김질 해보자.
/김훈동.수원 예총회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