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바다가 넓은 이유

요즘 신문이나 뉴스 보기가 싫다. 나오는 내용이 모두 이분법적 대립구도인데다 자기 주장과 다른 반대의견은 용납하지 않고 투쟁대상으로 삼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심지어 옆집 수도공사까지도 시비 거리다.

오늘날 우리가 왜 이렇게 되었는가. 우리는 이미 학창시절에 역사를 배우면서 포용하였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의 결과를 배워왔다. 중국의 춘추시대 5패중 첫번째 패자였던 제환공은 자신에게 활을 쏘았던 원수인 관중을 기용하여 패업을 이룩할 수 있었고, 당태종 이세민은 형 건성의 편에 서서 자신을 죽이려 했던 위징을 신하로 삼아 중국역사상 최고의 태평성대라는 ‘정관의 치’를 이룩하였다.

미국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정적을 기용하여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었다.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남부의 주들은 그가 취임도 하기 전부터 잇따라 연방탈퇴를 선언했지만 링컨은 남북전쟁이라는 극한상황 속에서도 늘 포용력을 발휘하여 그의 내각에 대통령선거에서 경쟁상대였던 상대당의 인물까지도 끌어들였고 노예제도에 반대하는 인물이면 민주당 출신이라도 기꺼이 기용했다.

전쟁이 막바지에 달했던 1864년의 대통령선거에서는 민주당의 앤드루 존슨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기도 했으며 당선후에는 가장 극렬하게 자신을 공격하며 비난했던 스탠튼을 국방장관으로, 윌리엄 스워드를 국무장관에, 자신을 무식한 시골 변호사로 깔보던 새몬 체이스를 내무장관에 기용했다.

전쟁이후 국민화합을 위한 결단이었으며 링컨은 미움과 증오심의 벽을 넘는 마음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오늘날 이 사회가 왜 시끄러운가. 포용력이 없어서다. 생각과 이해와 뜻을 달리한다고 해서 타도대상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할 우리의 이웃으로 끌어안아야 할 것이다.

바다가 넓은 이유는 이 세상의 모든 물을 다 받아들인 결과인 것처럼 각계각층이 민주시민으로서 포용력을 더욱 발휘할 때다.

/소병주.경기도의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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