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시청료

이원홍 전 문화공보부 장관은 KBS 사장을 지냈다. 5공시절이다. 신군부가 언론사 통폐합을 단행하는 일엔 직접 참여하진 안않으나, 지금의 KBS-2 채널인 동양방송을 KBS와 강제 합병한 직후의 KBS 사장을 했었다. 이런 이 전 장관이 KBS-2 채널을 원래의 주인인 삼성으로 돌려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은 매우 흥미롭다. 헌정동지회에서 발행하는 책자의 기고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어떻든 KBS는 당시 교육방송인 지금의 EBS까지 장악하여 KBS-1·2·3 등 3개의 채널을 지닌 거대공룡이 됐다. 3채널은 EBS로 분리되어 나갔으나 KBS는 여전히 방송황제다. 돈이 남아돌아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호황을 누린다. 프로그램 해외제작 중 일어난 어느 PD의 호화쇼핑 파문도 알고보면 KBS에 돈이 많아 흥청망청한 출장비 탓으로 생긴 일이다.

한나라당이 KBS의 송두율 영웅만들기를 지탄, 정연주 KBS 사장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시청료의 전기요금 분리 납부를 추진하고 있다. KBS가 독자적으로 징수하던 시청료를 전기요금 고지서에 결부시켜 징수하게 된 것 자체가 애시당초 잘못된 일이다. 편파 방송 시비가 계기가 된 것은 좀 뭐하긴 하지만, 한국전력이 KBS 시청료 징수 대행기관으로 전락한 건 시정돼야 마땅하다. 시청료의 전기요금 분리는 문제의 본질을 보아 판단해야 한다. 더욱이 수도권 시청자는 특수 안테나 시설을 갖춘 유선방송과 접속하지 않으면 TV시청이 거의 불가능하다. 서울 남산 타워와 거리가 먼 것도 아니고 높은 산이 가로 막힌 것도 아닌데도 실정이 이렇다.

개성에서 넘어오는 저쪽 전파를 방해하다 보니 이쪽 전파마저 저해를 받기 때문이다. 이러므로 수도권 시청자들은 KBS 시청료 외에 유성방송 시청료까지 부득이 이중부담을 하고 있다. 시청료를 면제해 주든지, 아니면 유선방송 시청료를 보전해 주든지 해야 한다. 이는 오랫동안 동면해오고 있는 현안이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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